주민들 땡볕 아래서 청소·정리 분주…인천시도 인력 투입
[르포] 쓸고 퍼내고 나르고…인천서 폭우 피해복구 구슬땀
"담벼락이 무너지니까 빗물이 그대로 밀고 내려오는데…."
10일 인천시 계양구 계양산 인근 마을에서 만난 장모(64)씨는 상가를 뒤덮은 흙탕물 치우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토사가 쌓여 황토색으로 변한 바닥은 계속된 빗자루질에서 좀처럼 원래 모습을 되찾지 못했다.

장씨는 "흙탕물이 들이치지 않은 곳을 찾기 어렵다"며 "날씨가 좋아 청소는 하고 있는데 내일 또 비가 온다고 해서 걱정스럽다"고 했다.

인천지역의 호우경보가 모두 해제되면서 주민들과 상인들은 모처럼 땡볕 아래서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청소와 정리 작업에 나섰다.

건물주 김모(66)씨는 건물 뒤편 배수로가 막히지 않도록 연신 삽질을 했다.

배수로 주변에는 그가 퍼낸 흙이 가득 쌓여 있었다.

전날 폭우로 동네 한쪽에 있는 담벼락이 무너지면서 계양산에서 흘러내려 온 토사가 주변 상가와 주택을 덮쳤다.

[르포] 쓸고 퍼내고 나르고…인천서 폭우 피해복구 구슬땀
이곳에 살던 주민 5명은 집 안까지 토사가 걷잡을 수 없이 들이치자 인근 숙박업소와 친인천 집으로 황급히 몸을 피했다.

김씨는 "굵은 빗방울을 뚫고 현장을 찾았다가 순식간에 쓰러지는 담벼락에 기겁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다행히 바로 앞에 있던 감나무가 담벼락을 막아줘 화를 면했다고 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이날 계양산 인근 사고 현장을 찾아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신속한 복구 조치를 하도록 지시했다.

관할 구청인 계양구는 현장 점검 후 세부 계획을 세운 뒤 긴급 복구 인력을 투입하기로 했다.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 8일 오전 8시부터 이날 오전 7시까지 10개 군·구에는 모두 471건의 피해가 접수됐다.

지역별로는 부평구 157건, 남동구 93건, 중구 70건, 계양구 35건, 미추홀구 30건, 옹진군 25건, 서구 21건, 동구 20건, 연수구 19건, 강화군 1건 순이었다.

[르포] 쓸고 퍼내고 나르고…인천서 폭우 피해복구 구슬땀
인천소방본부에도 첫 신고가 접수된 지난 8일 오전부터 전날 오후 9시까지 호우 피해 475건이 접수됐다.

계양구 계산동을 포함해 동구 송현동, 남동구 간석동에서는 주거지가 침수되거나 건물로 토사가 유입돼 이재민 16명이 발생했다.

중구 운남동과 옹진군 영흥면 선재3리에서는 주민 38명이 침수와 옹벽 붕괴 우려로 대피했다.

인천시는 재해구호기금을 활용해 이재민 등 대피 인원에 대한 숙박비와 식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인천에는 지난 8일 오전 8시부터 현재까지 옹진군 영흥도 391.5㎜, 부평구 361㎜, 옹진군 덕적도 329.5㎜, 중구 전동 326.8㎜, 연수구 동춘동 300㎜ 등의 비가 내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