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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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석(52)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의 보복협박 혐의를 공익제보한 한서희씨가 최후 진술에서 억울함을 호소하며 양 전 대표에 대한 처벌을 재판부에 요구했다. 양 전 대표가 했다는 "너 하나 죽이는건 일도 아니다"는 협박이 공익신고서에 없다는 재판부의 지적에 한씨는 디스패치 녹취록이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재판장 조병구)는 8일 오전 양 전 대표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협박) 등의 혐의에 대한 8차 공판을 열었다. 당초 지난 달 26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공익제보자 겸 증인 한씨가 건강 문제로 불참하면서 연기됐다.

양 전 대표는 YG 소속 가수 비아이의 마약 구매 의혹을 고발한 한씨가 경찰에서 진술을 바꾸도록 협박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이날 한씨는 2020년 초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한 이유부터 공익신고서에 구체적인 협박 이야기가 없었던 이유 등에 대해 진술했다. 앞서 극단적 시도를 한 것과 관련해선 양 전 대표와 대질조사가 길어지면사 공익제보한 대해 후회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양 전 대표 측 변호인은 한씨가 양 전 대표가 돈을 주면 사건을 무마하겠다고 주변에 이야기했던 부분도 재차 거론했다. 한씨가 녹음 파일을 찾기 어려워 제출하지 못했다고 한 데 대해 양 전 대표 변호인이 '믿기 어렵다'고 지적하자 한씨는 "제가 구속된 상태라 그런 것 아닌가. 이미 공론화 시킨 상태라 돈을 받을 수도 없고, 받을 이유도 없었다. 녹음파일 제출하겠다. 짜증나게 진짜"라며 흥분하기도 했다. 이에 변호인도 목소리를 높이자 재판장은 "마지막 기일"이라며 자제를 당부했다.

공판 말미에 한씨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저와 대화를 나눴던 것을 디스패치에서 녹음을 했는데, 그 녹음 파일에 그 말을 한 것이 저장돼 있다고 한다. 당시 녹음했는데 명예훼손이 될 수 있어서 기사로는 안 썼다고 했다. 그것을 증거로 제출하겠다"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이와 관련된 자료를 검찰을 통해 제출할 것으로 요구했다.

한씨는 최후 진술에서 "제가 다른 사건으로 복역 중이라 떳떳하지는 못하다. 그렇지만 이 사건은 제가 명백한 피해자라고 생각한다. 절대 묵인되면 안 되는 이야기다. 제가 알리고 싶지 않았던 치부까지 공개하며 희생한 만큼 피고인이 제대로 된 벌을 받았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이날로 4개월 여, 7차례에 걸친 한씨의 증인 신문은 마무리 됐다. 오는 29일에는 한씨의 마약 공급책인 최모씨 등 3명에 대한 증인 신문이 진행된다.

양 전 대표는 2016년 발생한 비아이의 마약 의혹을 무마하기 위해 공급책이던 가수 연습생 출신 한씨를 불러 회유, 협박하고 진술을 번복할 것을 요구했다는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한씨는 2019년 국민권익위원회에 직접 공익제보했으나, 양 전 대표 측은 한씨를 만난 적은 있으나 협박하진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한편 한씨는 잇단 마약 투약으로 물의를 빚었다. 2016년 YG 소속 인기 그룹 빅뱅 탑과 대마를 흡연한 혐의로 2017년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한씨는 집행유예 기간 중인 2020년 6월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달 29일 대법원에서 징역 1년 6개월의 원심이 확정돼 복역 중이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