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내 시 공무원 증원 안 해…투자출연기관 통폐합은 3곳 한정"
오세훈 "국토부와 갈등 없어…복합개발 특례법 제정도 동의"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시와 국토교통부의 불협화음 우려에 대해 "적어도 서울시장과 국토부 장관 사이에는 갈등이나 엇박자는 없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해외 출장 중이던 이달 2일(현지시간) 베트남 호찌민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관련 질문에 "원희룡 장관과 조찬을 하면서 서로 상대 공공기관을 존중하고, 국장이나 과장 선에서 업무에 대한 열정이 넘쳐나 갈등적 상황이 생기더라도 우리 둘은 잘 다독이고 일이 효율적으로 될 수 있도록 마음을 모으자고 얘기했다"며 이같이 답변했다.

그는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이 국토부 과장에게 폭언해 문제가 된 일을 언급하며 "이 사건이 갈등 양상으로 진전되지 않도록 단속해나가자고 다짐을 했다.

제가 원 장관과 식사 자리에서 대신 사과했고, 두 기관장이 중간에서 역할을 잘하자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이어 "돌아가면 (주택정책실을 포함해) 실·국장 인사를 하게 될 텐데 그게 하나의 계기가 돼서 앙금을 털고 새롭게 심기일전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시는 문제를 일으킨 주택정책실장을 다른 보직으로 이동하기로 하고 해당 직위를 처음으로 공개 모집했다.

이달 중순 최종 합격자가 발표될 예정으로, 오 시장의 측근이자 청계천 복원 사업 밑그림을 그리는 데 역할을 한 유창수 전 정책보좌관이 서류 합격자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시장은 '비욘드 조닝'(Beyond zoning·용도지역 개편)을 위한 '도심 복합개발 특례법' 제정도 "국토부 역시 원칙적으로 동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래의 도시계획은 상업지역, 주거지역 등으로 분리되는 과거 형태로는 더는 감당하기 힘들다는 같은 문제 인식을 갖고 있다"며 "국토부와 계속 호흡을 맞추다 보면 특례법도 빨리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약자와의 동행' 등 핵심 정책 추진에 쓸 재원 확보를 위해 앞으로 4년 임기 동안 서울시 공무원 정원을 한 명도 늘리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모든 부서가 혼란을 겪지 않고 일에 매진할 수 있도록 '서울시 바로 세우기'를 빨리 마무리 짓고, 투자출연기관 통폐합은 최소한으로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조직 안정성 등을 고려해 제가 물러나고 새로 생긴 서울시 기관 9개 중 정리가 꼭 필요한 3개 기관(서울시50플러스재단·공공보건의료재단·서울기술연구원)을 한정했다"며 "최대한 빠르게 통폐합하되 고용 안정성은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월호 기억공간을 광화문광장에 설치해달라는 유족 측 요청에 대해서는 "앞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다수의 서울시민이 광화문광장 내 기억공간이 꼭 필요하냐는 것에 대해 부정적 의견이 훨씬 많았다"며 "사고 자체를 잊어서는 안 되겠지만, 잊지 말아야 한다는 당위성이 반드시 광화문광장을 통해 지켜져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오세훈 "국토부와 갈등 없어…복합개발 특례법 제정도 동의"
오 시장은 해외 출장 기간에 가장 인상 깊었던 점으로 싱가포르의 공직자 직업윤리와 협업체계를 꼽았다.

그는 "현대자동차가 싱가포르에 자동차 공장을 7층으로 짓기로 했는데, 싱가포르 인허가 부서에서 이 공장을 관광 코스로 만들고 싶다고 주문했기 때문이라고 한다"며 "참 부러웠다.

우리 같으면 공장 인허가 부서에서 관광지를 만들어달라는 주문을 쉽게 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최근 실·국·본부장 회의를 부활시켰고 첫 회의에서 아이 키우기 좋은 서울, 엄마아빠 행복 프로젝트를 주제로 건설부서부터 공공시설물 만드는 부서, 한강 부서까지 연결해 의견을 들었다"며 "앞으로 모든 부서가 마음을 모아 하나의 가치를 향해 가는 회의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 시장은 싱가포르에서 이주민 가사노동자 제도와 관련해서도 정책적 영감을 얻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싱가포르 직업교육센터를 방문해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 등지에서 들어오는 월 100만원 급여의 가사 도우미 제도에 관해 설명을 들었다"며 "이런 분들이 싱가포르에만 20만명이 넘는데, 매우 활용도가 높아 보육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실제 현장에서 순기능만 있는지 부작용은 없는지 등을 살펴봤고 이 제도가 국내에서 시행될 수 있을지도 고민했는데, 아직은 좀 이르다고 판단했다.

장기적인 연구과제로 추진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이번 해외 출장에서 장기간이 소요되는 거창한 '구상'만 내놓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에 "자기 임기 내 끝내려는 욕심 때문에 단기 플랜에만 집중하고 일 사이즈를 줄이는 것은 시민들께 도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4년짜리 시장은 임기 내 할 수 있는 일이 그리 많지 않다.

의미 있는 변화를 추구하더라도 대부분 완성은 그다음 임기 중 이뤄진다"면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도 전임 시장이 완성하고 싶어하지 않아 했지만 결국 완공하지 않았나.

구상만 내놓는다고 얘기하는 건 저로선 좀 억울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