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25개 법학전문대학원으로 구성된 법전협은 3일 변호사시험의 답안 작성을 수기에서 컴퓨터 작성 방식(CBT)으로 전환할 것을 촉구했다.
전국 25개 법학전문대학원으로 구성된 법전협은 3일 변호사시험의 답안 작성을 수기에서 컴퓨터 작성 방식(CBT)으로 전환할 것을 촉구했다.
지난 1월 11일부터 15일까지 제11회 변호사시험이 실시했다. 올해 응시자 3197명은 시험기간 5일간 매일 A4용지 8매 분량의 답안지를 수기로 작성해야 했다. 이 때문에 로스쿨생 3학년들은 모의고사때부터 수기로 답안을 작성해야 해서 항상 손목에 파스를 붙이고 다닐 정도다.

변호사 시험 응시생들이 나흘동안 작성해야 하는 답안지는 무려 32장(A4 64면)에 달한다. 심지어 실수로 답안을 교체하려면 기존에 작성한 답안지를 모두 다시 작성해야 한다. 법원의 판결문도 모두 컴퓨터 작성이 일반화 되어 있는 상황에서 유독 변호사시험 답안 작성만 수기로 작성하고 있는 상황에 구시대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신동운 씨(인하대 로스쿨 9기)는 "IT강국인 대한민국에서 아직도 조선시대 과거시험처럼 수기로 쓰는 시험이 존재한다는 것이 아이러니"라고 말했다.

이같은 비판에 대해 전국 25개 법학전문대학원(이사장 한기정)이 변호사시험 답안지를 컴퓨터 작성 방식인 CBT(Computer Based Test)방식으로 조속히 전환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법전협)은 3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입장문을 발표했다. 변호사시험의 CBT방식 전환은 법무부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한 ‘첨단 IT 법률서비스 시대–CBT방식(Computer Based Test)’을 2024년부터 도입 추진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전협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변호사시험의 답안지 작성을 수기 방식에서 선진국(미국 등)이 시행하는 컴퓨터 작성방식인 CBT방식으로 전환할 것을 수차례 법무부에 건의해 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변호사시험을 주관하고 있는 법무부는 2018년 11월 28일 ‘노트북 활용 답안작성 방식 도입’을 위해 시스템 구축에 필요한 비용, 시간, 보안사고 방지 방안 등을 검토 중이라고 발표한 이후 필요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여전히 답보상태라고 지적했다.

현재의 변호사시험은 5일간(1일 휴식)의 시험 기간 동안 논술형(사례·기록) 답안을 수기로 무려 32장(A4 64면) 작성해야 한다. 이는 컴퓨터 작성이 일반화된 로스쿨 교육과 법조실무와는 동떨어진 구시대적 시험방식이다. 법전협은 "수기 방식은 육체적 피로가 가중됨은 물론이고, 필체(악필)에 따른 채점 시의 불이익 우려, 필기 속도가 느린 수험생의 부담감 가중 등으로 인해 수험생에게는 본연의 시험 준비 이외의 부차적인 부담감(글씨 속도 및 교정을 위한 장기간 연습 등)으로 작용해 학업에 전념할 수 없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특히, 답안지를 교체할 때 기존에 작성된 답안지를 모두 옮겨 적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등 수기 방식의 문제점이 지속해서 제기되어 왔다. 김명기 법전협 사무국장은 “수기 방식은 수험생뿐만 아니라 채점하는 채점위원들에게도 악필 답안지에 대한 답안 식별 곤란 등의 어려움을 초래할 정도로 구시대적인 시험방식”이라며 CBT방식 도입의 필요성을 촉구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변호사시험 A4용지 32장 수기로 답안 작성…"IT강국 맞나" 비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