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업 변호사. / 사진=뉴스1
강신업 변호사. / 사진=뉴스1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팬클럽 '건희사랑'의 회장인 강신업 변호사가 28일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강 변호사는 그간 회장직을 지내면서 정치적 발언을 서슴지 않고 쏟아내 논란의 중심에 서 왔다. 일각에서는 강 변호사의 자진 사퇴가 김 여사의 향후 행보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한 결정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강 변호사는 이날 오전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오늘 건희사랑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며 "이는 두 분(윤 대통령, 김 여사)을 위해서가 아니라 국민을 위한 것이고 국가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강 변호사는 "지난해 11월 김 여사가 어려울 때 자유와 인권을 지키기 위해, 정권교체를 반드시 이루기 위해, 윤석열 대통령을 만들기 위해 건희사랑을 만들었다"며 "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지켜야 하지만, 오히려 물러남으로써 더 큰 것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건희사랑은 최근에도 회원이 1000명 늘 정도로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며 "대표 관리자를 지정했고, 관리자들에 의해 집단 관리될 것이다. 소통의 장으로 앞으로도 남아 있을 것"이라고 했다.

강 변호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내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무고죄로 고발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대표가 자신의 성상납 의혹을 제기한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의 강용석 변호사와 김세의 대표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것에 대한 고발이라는 설명이다.

강 변호사는 "사건 당사자는 아니지만 무고죄는 형사사법시스템을 망가뜨리는 국가를 향한 범죄이므로 김세의와 강용석 동의 없이 고발할 수 있다"며 "이에 대한 수사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면밀한 수사를 통해 누구의 말이 맞는지 명명백백히 밝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 사진=강신업 변호사 페이스북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 사진=강신업 변호사 페이스북
강 변호사는 이 대표, 나경원 전 의원 등 정치권 인사들을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제기한 바 있다. 유창선 시사평론가 신평 변호사 등과 설전을 벌이며 법적 공방을 예고했다가 한발 물러나는 등 진통을 겪었다.

김 여사는 지인들에 보낸 문자를 통해 "강 변호사의 정치적 발언은 저의 의사와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혀 일찌감치 거리두기를 했다.

윤석열 대통령을 공개 지지했던 신 변호사는 지난 22일 강 변호사에 대해 "그는 건희 사랑이 아닌 건희 저주에 빠져 있다 "언론은 그가 ‘건희사랑’ 팬카페의 회장이라고 항상 표기한다. 하지만 김 여사에게 많은 부담을 지우고, 또 악평의 굴레에 엮어 넣고 있는 사람이 바로 강 변호사다"라고 일갈했다.

신 변호사는 "그 카페의 다른 회원들은 어째서 가만히 있나"라며 "‘건희’를 ‘사랑’하기 위해서 모인 사람들이라면 당연히 강 변호사를 회장에서 끌어내려야 할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