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병채 "자금관리 지시받은 일 전혀 없어" 부인
곽상도 측 "검찰 주장은 근거없는 의혹" 보석 주장
檢 "곽상도-아들, 화천대유 퇴직금 받고 통화 급증"(종합)
곽상도 전 국회의원의 아들 병채씨가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에서 퇴직금 등 명목으로 거액을 받은 직후 부자 간 통화 횟수가 급증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병채씨가 곽 전 의원의 '자금관리인' 역할을 한 정황이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곽 전 의원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남욱 변호사의 공판에서 곽 전 의원과 병채 씨 사이 통화 횟수 기록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두 사람은 2020년 10월부터 이듬해 2월까진 한 달에 2∼9차례 통화하는 데 그쳤으나 2021년 3월 31건으로 급증했다.

이후로도 2021년 4월 26건, 5월 133건, 6월 65건 등 많은 통화가 오갔고, 같은 해 10월에는 191건으로 가장 많이 연락을 주고받았다.

검찰은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병채씨를 신문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통화 기록을 공개했다.

아울러 병채씨가 은행에서 돈을 이체한 날들에도 곽 전 의원과 여러 차례 통화한 점을 지적하며 "아버지 지시에 따라서 자금을 운용하느라 통화 횟수가 급증한 것 아닌가"라고 물었다.

이에 병채씨는 "(돈을 관리하면서) 아버지 지시를 단 한 번도 받은 일이 없다"고 답했다.

그는 또 "어머니 건강이 작년 3월부터 나빠졌고 주로 내가 어머니를 돌봐드렸다"며 "어머니와 관련한 일로 아버지와 통화할 일이 많아졌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곽 전 의원의 부인은 투병 끝에 작년 5월 20일 별세했다.

병채씨는 화천대유에서 작년 4월 말 퇴직하면서 퇴직금 및 성과급 명목으로 21억여원을 입금받았다.

총 50억 원에서 소득세와 고용보험료 등 23억7천여만원, 병채씨가 회사에서 빌린 돈 5억2천여만원을 제외한 액수다.

검찰은 병채씨의 정상 퇴직금 등은 1억2천여만원이라고 보고, 전체 21억 원 중 나머지 19억8천만 원은 곽 전 의원에 대한 뇌물로 의심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화천대유가 병채씨에게 빌려줬던 5억 원도 뇌물이라는 게 검찰 주장이다.

검찰은 곽 전 의원이 2015년 화천대유가 하나은행과 구성하는 데 도움을 줬고 그 대가로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가 병채씨를 통해 돈을 건넸다고 본다.

곽 전 의원은 컨소시엄 구성에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檢 "곽상도-아들, 화천대유 퇴직금 받고 통화 급증"(종합)
이 재판의 핵심 증인인 병채씨는 지난 기일에 이어 재차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곽 전 의원 변호인의 반대신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부인했다.

변호인이 "돈을 받은 만큼 또는 그 이상으로 화천대유에서 일했다고 생각하지 않나"라고 묻자 병채씨는 "그렇다"고 답했다.

병채씨는 "그게(성과급과 퇴직금이) 무엇인가의 대가라는 것은 가당치 않은 것 같다"고도 말했다.

재판부는 이날 공판을 마친 뒤 곽 전 의원의 보석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심문을 열었다.

곽 전 의원은 올해 2월 22일 구속기소 돼 다음 달 22일 0시 구속 기간이 만료된다.

곽 전 의원의 변호인은 심문에서 "지금까지 진행된 증거조사를 통해 이미 검찰의 주장이 증거 없는 의혹 제기에 불과하다는 점이 충분히 밝혀졌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또 "(컨소시엄 와해를 막기 위해) 누구에게 알선수재 행위를 했다는 것인지 상대방조차 특정되지 않았고, 2015년 컨소시엄 와해를 막아준 대가를 6년이 지난 시점에서야 받았다는 것도 상식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곽 전 의원도 직접 발언할 기회를 얻어 "제가 한 일이 하나도 없는데 지금 174일 동안 구속됐다"며 "피를 토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호소했다.

검찰은 "징역 10년형 이상이 선고될 수 있는 사건은 보석 예외 사유"라며 "구속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더라도 형사소송법에 따라 보석을 불허해야 한다"고 맞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