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빅3 '광주 쇼핑몰' 입찰 전쟁
광주광역시가 국내 유통업계 ‘빅3’의 출점 전쟁터로 떠올랐다.

현대백화점그룹이 지난 6일 광주에 ‘더현대 광주’를 짓겠다고 발표한 뒤 롯데쇼핑과 신세계가 잇따라 광주지역 새 쇼핑몰 건립에 본격 착수했다. 광주시가 다음달까지 사업 제안서를 받은 뒤 연내 사업자 선정을 마치겠다고 밝힌 만큼 빅3 가운데 누가 승자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광주 복합쇼핑몰 건립은 대선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밝힌 지역 공약으로 지역주민의 지지 여론이 높다. 최소 두 곳 이상의 쇼핑 시설이 새로 문을 열 것이라는 게 지역 유통업계의 관측이다.

신세계, 최첨단 복합쇼핑몰 구상

11일 광주시와 지역 유통업계에 따르면 광주신세계는 현대백화점에 이어 광주에서 복합쇼핑몰 사업설명회를 준비하고 있다. 광주신세계는 2015년 복합쇼핑몰 투자를 위해 매입한 이마트 광주점 및 옆 주차 공간 부지를 놓고 건립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만5000㎡ 규모 부지에 대전의 아트&사이언스처럼 호텔과 백화점, 놀이·문화시설을 융복합한 시설을 지을 것으로 예상된다. 광주신세계는 대전신세계보다 더 큰 영업 면적과 즐길거리를 갖춘 가장 첨단화된 복합쇼핑몰 건립을 구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신세계가 보유한 부지는 상업용도 부지로 사업 승인만 나면 바로 공사에 착수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변수는 광주종합버스터미널(유.스퀘어)을 소유한 금호그룹이 복합쇼핑몰 건립을 눈여겨보고 있다는 점이다. 금호 측은 2025년 터미널 이전을 전제로 10만㎡ 규모의 터미널 부지에 자체 또는 신세계와 손잡고 참전을 고민하고 있다.

롯데·현대백화점도 대형 투자 채비

광주 지역 여러 곳의 부지를 놓고 투자 방안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진 롯데쇼핑은 신도심인 수완지구, 유원지 및 상업시설 건립을 목표로 광주시가 개발을 진행 중인 어등산, 놀이공원인 패밀리랜드 등을 물망에 올려놓았다. 아울렛 두 곳과 백화점 한 곳의 대형매장을 광주에서 운영 중인 롯데쇼핑은 자사의 리뉴얼 창고형 할인매장인 ‘롯데마트 맥스’를 광주에서 처음 시작한 것처럼 신개념의 복합 쇼핑 시설을 광주에서 처음으로 선보일 수 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당장 시기를 정할 순 없지만, 국내 유통 1위 기업답게 ‘카운터 펀치’를 날릴 수 있는 투자 계획을 내놓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현대백화점그룹은 부동산 개발 기업 ‘휴먼스홀딩스제1차PFV’와 옛 전남방직·일신방직 공장 부지 31만㎡에 ‘더현대 광주’를 출점하겠다고 발표했다. 현대백화점은 1998년부터 광주 송원백화점을 위탁 운영해 왔지만 2013년 계약 종료로 영업을 마치면서 광주와 더 이상 연을 잇지 못했다. 현대 측은 이후 광주 서구 광천동, 치평동 등에 용지를 매입하는 등 세 번에 걸쳐 백화점 출점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이 네 번째 진출 시도인 데다 깜짝 발표로 선수를 친 현대가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지역 유통업계 관계자는 “광주는 백화점 규모가 다른 지역 점포에 비해 작고, 스타필드 같은 융복합 시설이 없는 데다 프리미엄아울렛도 전무하다”고 말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민간 투자와 더불어 문화와 관광을 어우르는 종합 쇼핑 시설을 들이는 쪽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광주=임동률 기자 exi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