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천여명 집결, 가림막 사이에 두고 신경전…큰 충돌은 없어
대우조선 하청 노조파업 '노노갈등' 비화…양측 따로 집회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동조합 파업 사태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노노 갈등으로 비화하는 양상이다.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가 파업한 지 37일째를 맞은 8일 대우조선 일대에서 노동조합이 주최한 파업 지지 집회와 반대 집회가 동시에 열렸다.

민주노총 조합원 3천500여명(경찰 추산)은 이날 오후 대우조선 남문에 집결해 서문까지 1.2㎞ 구간을 행진하며 하청 노조 파업을 지지했다.

이들은 '산업은행이 책임지고 대우조선이 해결하라', '정부는 조선산업 근본 대책 마련하라' 등 구호를 외치며 대우조선과 대주주인 산업은행 책임을 촉구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조선업 불황을 이유로 30%나 삭감된 임금을 되찾기 위한 투쟁"이라며 "차별 없는 노동권과 질 좋은 일자리를 쟁취하기 위한 민주노총 투쟁의 최전선이 바로 이곳"이라고 강조했다.

결의대회에 참가한 진보당 김재연 상임대표는 "목숨 걸고 투쟁하는 하청노동자들 앞에 산업은행이 당장 나서 대화와 교섭으로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우조선 하청 노조파업 '노노갈등' 비화…양측 따로 집회
파업 중단을 촉구하는 대우조선 현장책임자연합회 측 원·하청 노동자 3천500여명(경찰 추산)도 같은 시각 사내 민주광장에서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거통고 조선하청지회 불법점거 대우조선 구성원만 죽어간다', '더이상 우리도 참을 수 없다.

불법파업 중단하라' 등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하청 노조에 현장 복귀를 요구했다.

민주광장에서 서문으로 행진한 이들은 서문 앞에서 가림막을 사이에 두고 민주노총과 '맞불 집회'를 벌였다.

양측의 거리는 약 70m에 불과했지만, 사측이 준비한 2m 이상 높이 철제 가림막이 공간을 완전히 분리해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다만, 하청 노조원들이 자리를 비운 사이 천막 농성장을 연합회 측이 철거해 실랑이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7천명 이상 많은 인원이 모였지만, 가림막으로 시야를 완전히 차단하고 거리를 둬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고 전했다.

대우조선 하청 노조파업 '노노갈등' 비화…양측 따로 집회
조선하청지회 노조원 약 120명은 임금 30% 인상과 단체교섭, 노조 전임자 인정 등을 요구하며 지난달 2일부터 파업하고 있다.

지난달 22일부터는 1도크에서 생산 중인 초대형 원유 운반선을 점거하고 철제 구조물에 들어가는 등 농성 중이다.

대우조선은 노조 파업으로 도크 진수가 3주째 연기되고 선후 공정이 마비돼 2천800억원 이상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