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딴 폭염에 건설현장서 열사병 등 사고 속출…"중대재해 조사 중"
연일 폭염이 계속되는 가운데 건설현장에서 열사병 환자가 발생해 건설업계와 고용노동당국 등에 비상이 걸렸다.

7일 건설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6일 당진에 소재한 한 발전사 발전본부의 안전보건 복지관 신축공사 현장에서 하청 근로자 1명이 열사병으로 쓰러져 의식불명 상태다.

당진종합병원으로 옮겨졌던 A씨는 7일 오전 고대구로병원으로 긴급 후송돼 검사를 받은 상태다. 검사 결과 사고 당시 높은 체온으로 장기가 손상된 '다발성 장기부전증'과 뇌손상이 의심된다는 소견을 받았다.

열사병은 체온조절 중추의 기능이 저하돼 열을 외부로 배출하지 못하여 체온이 상승하는 질환이다. 일반적으로 41도 이상일 때 생기며 이때 다발성 장기 부전도 함께 발생한다. 고용부 천안지청 등이 현재 사건을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같은 날 천안 공동주택 신축 현장에서도 하청업체 소속 콘크리트 타설공 B씨가 질병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져 당국이 조사 중이다.

B씨는 6일 오후 4시50분 경 바닥 타설 작업을 마친 후 계단으로 내려갔다가 쓰러져 있는 상태로 발견됐다. 동료들이 긴급히 심폐소생술을 실시해 호흡이 회복된 상태에서 병원으로이송됐지만 응급실에서 처치 중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옥외 타설 작업을 중지하고 관할 고용노동청이 초동 조사를 완료한 상태다.

다만 원청 관계자는 "사망 진단서에 따르면 급성위장관 출혈"이라며 "질병사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대재해법 시행령은 ‘고열작업 또는 폭염에 노출되는 장소에서 하는 작업으로 발생한 심부체온상승을 동반하는 열사병’을 직업성 질병 중 하나로 명시하고 있다. 직업성 질병에 의한 사망자도 1명 이상 발생하면 중대재해법 적용을 받는다.

다만 아직 고용부가 열사병을 원인으로 하는 중대재해법 위반 사건 조사에 착수했다는 공식 발표는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사고 재해가 아니라 직업성 질병인만큼 질병의 정확한 원인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한편 때 이른 폭염으로 7일 전력 수요가 역대 최대치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5분 기준 전력수요는 9만2898㎿(메가와트)로 2018년 7월 24일 기록한 전력 역대 최대수요 기록 9만2478㎿를 420㎿ 초과했다. 작년 최대 전력수요 9만1141㎿(7월 27일 기준)를 지난 5일 넘어선 후 3일 만에 전력수요 역대 최고 기록까지 갈아치웠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