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공약, 정책수요자들에게 효율적으로 전달 안돼"…공약 미이행 '쓴소리'
이준석 "정부, 중후장대한 얘기보다 세밀하게 민생 살펴야"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6일 "민생을 살피는 세밀한 얘기가 정부 출범 이후에 다소간은 전달이 부족했던 것을 반성하고, 따뜻한 보수의 가치를 살려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저는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새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린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이제 과거만큼 경제 성장률을 얼마 올리겠다는 추상적인 구호가 선거판에서도 사라진 것처럼 투자나 일자리 창출에 관한 이야기는 대중에게 큰 호소력을 갖기 어려울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반도체나 원전과 같은 중후장대한 산업의 진흥도 매우 중요하고, 그에 발맞춰 민생을 살피는 세밀한 얘기가 (있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사실 우리가 대선 공약을 통해서, 국정과제화를 통해서 이야기했던 많은 정책들이 지금 정책수요자들에게 아주 효율적으로 전달되고 있지 않다"면서 "정부도 당이 파악한 정책 수요에 대해 적극적인 소통을 하면서 의견을 많이 들어줬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최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생략해 온 그는 이날 회의에서는 대선·지방선거 공약의 미이행에 대한 '쓴소리' 등의 발언을 10분 가까이 쏟아냈다.

이 대표는 대선 때 자신이 구상했던 '59초 쇼츠 공약'을 거론, "국민의 정책 수요라는 것은 중후장대한 계획보다도 정부가 얼마나 세밀하게 민생을 살피는지에 대해서 결정될 수 있다"며 "저희는 59초 쇼츠 공약 중 하나였던 전기차 충전요금 인상 중지를 별다른 설명없이 폐기했다"고 지적했다.

또 "현장에서 매우 큰 호응이 있었던 '양육비 국가 선지급제'는 국정과제에서 주목받지 못하면서, 양육비 문제로 위기에 빠진 한부모가정의 실망이 큰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게 바로 우리가 대선과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외쳤던 보수의 공정한 경쟁의 가치에 장애물이 되고 있다"며 "윤석열 정부에서 앞으로 꾸준히 공정한 경쟁의 가치를 내세우기 위해서는 정권 초에 무엇보다도 그것을 보완할 수 있는 고른 기회를 만드는 것에 치중해야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당정이 힘을 합쳐서 정책 수요층을 세밀하게 분석해서 치열한 메시지전을 해야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또 최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거론, "당장 서울 지하철에서 매일 벌어지는 일부 단체의 대중 다수의 불편을 야기하는 방식의 시위에 대해 정부와 여당이 적극적인 대응을 하기보다 인수위 시절부터 추상적이고 감성적인 방법으로 대응을 시도하다 이제 이 문제가 장기화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기름값이 2천200원을 넘어서 차를 타고 출근하는 옵션이 사라진 서울시민에게는 아마도 그것이 가장 큰 민생 문제일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런 사회적 갈등에 대해서 우리가 당정 차원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명확히 구분하고, 일반 대중이 납득할 수 있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된다"며 "이런 것을 방치하고 방기하면서 우리가 전 정부와 차별할 수 없을 것이고, 우리를 뽑았던 사람들이 지지를 계속할 이유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준석 "정부, 중후장대한 얘기보다 세밀하게 민생 살펴야"
이 대표는 새 정부 정책 방향과 관련, "소득격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저희가 꾸준히 대선 때부터 공약했던 근로장려금제도의 확대 시행 또는 범위 확대를 계속 이야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최근 경직된 택시요금으로 택시 운행 인력이 과부족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운전이라는 공통된 서비스를 제공함에도 대리운전 기사의 시간당 임금은 3배 가까이 올랐지만, 택시기사들 임금은 10%도 오르지 않았다.

같은 운전업에 왜 이런 격차가 발생하는지 계속 지적이 있을 것이고, 당정은 불편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택시요금 등 여러 공공요금 인상에 대해 물가에 대한 우려도 있겠지만 이런 불합리를 해결하지 못하고 공정의 문제에 답하지 못한다면, 이 큰 집단의 불만을 해소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