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 인천시장은 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인천을 뉴홍콩시티로 만들고, 제물포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성공시켜 인천 경제 100조원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인천시  제공
유정복 인천시장은 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인천을 뉴홍콩시티로 만들고, 제물포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성공시켜 인천 경제 100조원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인천시 제공
“인천 경제 100조원 시대를 열겠습니다.”

유정복 인천시장(국민의힘)은 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민선 8기 임기에 인천시의 잃어버린 4년을 되찾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2년 동안 90조원에 머무른 인천 지역내총생산(GRDP)을 4년 안에 100조원대로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GRDP와 수출 증가율 등 각종 경제 수치를 부산보다 앞서게 만들어 다시 ‘서인부대’ 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했다. 서인부대는 서울 인천 부산 대구의 머리글자를 딴 것으로, 경제 규모에서 인천이 서울 다음가는 국내 2대 도시로 거듭나겠다는 뜻이 담겼다.

▷‘서인부대’ 시대로 나아갈 큰 그림이 있나요.

“제가 민선 6기 인천시장을 하던 2018년 서인부대 원년을 발표했습니다. 당시 GRDP는 2017년 기준으로 부산이 87조원, 인천이 88조원으로 인천이 근소하게 앞섰습니다. 수출 증가율이 2016~2017년 2년 연속 부산보다 높았기 때문입니다.

부산은 인구가 감소하는 추세지만, 인천은 경제자유구역과 원도심 개발 활성화로 인구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도 대한민국 2대 경제도시로 갈 수 있는 청신호였습니다. 민선 7기 기간이던 2018~2020년 GRDP가 부산에 밀렸습니다. 인천이 서울에 이어 대한민국 2대 도시로 도약할 수 있도록 다시 뛰겠습니다. 인천 경제 100조원 시대와 서인부대 목표 달성을 위해 인천의 뉴홍콩시티화와 제물포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시작하겠습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8~2020년 GRDP는 부산이 인천보다 약 1조~3조원 앞섰다. 인천 인구는 2019년 295만7000명(주민등록 기준)으로 정점을 찍고 이듬해 감소세로 돌아섰다. 유 시장은 자신의 재임 시절에 추진한 서인부대 구축, 수도권 매립지의 서울시·경기도·환경부 4자 협의체 가동, 인천시 신청사 건축 등이 보류되거나 퇴보 상태에 있다고 판단해 민선 7기를 ‘잃어버린 4년’으로 규정했다.

▷인천의 ‘뉴홍콩시티화’는 어떤 플랜입니까.

“홍콩은 세계적인 금융·무역 도시입니다. 인천경제자유구역도 글로벌 도시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갑자기 튀어나온 공약이 아닙니다. 홍콩의 많은 다국적 기업은 지금도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고 있습니다. 홍콩 시민사회와 서방 세계에서 ‘홍콩의 중국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 대만 싱가포르 등 이웃 국가들은 벌써 홍콩의 경제 자본 유치를 위해 특별법 제정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고요.”

▷인천이 홍콩을 대체할 만한 도시 기능을 가지고 있나요.

“홍콩 경제 자본을 유치하기에 인천만 한 글로벌 도시를 찾기 어렵습니다. 세계 최고 공항 서비스를 자랑하는 인천국제공항, 대(對)중국 비즈니스의 물류기지로 도약하고 있는 인천항, 역동성 있는 인천경제자유구역이 배후에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이 홍콩의 은행, 증권, 투자, 기업 경제 자본을 유치할 좋은 기회입니다. 홍콩의 자본을 유치하기 위해 불필요한 규제를 풀고,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합니다.”

▷홍콩의 경제 자본 유치만으로 인천 경제 100조원 시대가 가능합니까.

“인천의 특화 산업인 바이오, 수소경제, 항공정비, 미래 자동차 개발 분야를 지속 가능한 성장동력으로 육성해야 합니다. 송도국제도시에는 이미 첨단의료복합단지와 K바이오랩 허브 등 바이오 혁신 클러스터가 조성되고 있습니다. 인천공항이 있는 영종도는 항공정비(MRO)를 중심으로 공항경제권이 구축됩니다. 청라국제도시에는 금융, 수소에너지, 로봇산업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인천은 제조업 도시로 알려져 있습니다. 중소·중견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정책은 어떤 게 있나요.

“인천은 남동·부평·주안국가산단이 있는 제조업 도시입니다. 노후 산단 정비와 여가 복합공간을 재생하는 프로젝트를 계속 진행하겠습니다. 바이오, 항공정비 등 지역 특화 산업과 연계된 원부자재 상용화 사업을 시작합니다. 중소기업 육성·경영안정자금 연간 1조5000억원(융자 포함) 지원, 중소기업 해외 시장 개척 100억원 지원, 중대재해처벌법·성차별방지 교육과 인력 채용 등을 돕는 경영지원센터 설립도 준비하고 있어요. 중소·중견기업들이 인천 경제의 허리 역할을 하도록 꼼꼼하게 챙기겠습니다.”

▷제1호 공약이 제물포 르네상스 프로젝트입니다.

“해양수산부 소유 내항 일대 182만㎡의 소유권을 인천시가 확보해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받아야 합니다. 그래야 대기업과 자본이 들어와 해양관광·레저·문화 중심 지역으로 도약할 수 있습니다. 이게 제물포 르네상스 프로젝트입니다. 인천항이 있는 중구와 동구에 기업과 청년 창업 공간이 들어서야 원도심이 부활할 수 있습니다.”

▷내항 소유권 이전에 대한 정부 입장이 관건일 텐데요.

“해양수산부가 내항 소유권을 갖고 있어 사업 실현까지 작지 않은 난관이 예상됩니다. 정부와 협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갈 계획입니다. 인천이 다국적 기업, 외국인 투자자, 국제기구 유치를 통해 일자리 60만 개와 청년창업 10만 개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제물포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반드시 성공시켜야 합니다.”

▷지역화폐인 인천e음카드 캐시백이 10%에서 5%로 줄었습니다.

“캐시백 10% 체제를 유지하면 이달에 관련 예산이 모두 소진됩니다. 카드 사용액이 계속 늘어나는 상황을 반영하지 않고 예산을 세운 것이 이해가 안 됩니다. 캐시백 10%를 유지하려면 추가로 2000억원 이상이 더 필요합니다. 모두 시민의 혈세입니다. 애초 e음카드는 인천시민의 역외 소비를 줄이고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었습니다.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에서 사용하면 더 많은 혜택이 가도록 검토하겠습니다.”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 문제 처리 방향이 궁금합니다.

“1992년 인천 서구에 쓰레기 매립지를 조성한 이후 30년 동안 수도권의 쓰레기를 매립해 왔습니다. 인천시장으로 재임하던 2015년에 4자 합의(인천시 환경부 서울시 경기도)를 이뤘습니다. 서울 경기 인천은 대체 매립지 조속 확보, 인천 매립지 전체(약 1500만㎡) 소유권과 수도권 매립지 공사 운영권 인천시 이관, 쓰레기 반입료 50% 인천시 지급 등 매립지와 주변 개발 등이 주요 내용이었습니다. 당시 4자 합의 내용을 이행하면서 순차적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4자 협의체 재가동을 서울시와 경기도, 환경부에 요청하겠습니다.”

■ 유정복 인천시장 약력

△1957년 인천 출생
△1976년 제물포고 졸업
△1979년 제23회 행정고시 합격
△1980년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1988년 서울대 행정학 석사
△1995년 인천 서구청장
△1995~1998년 경기 김포군수
△1998~2002년 김포시장
△2004~2014년 17~19대 국회의원
△2010~2011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2013~2014년 안전행정부 장관
△2014~2018년 민선 6기 인천시장
△2022~ 민선 8기 인천시장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