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운영·재정·평가까지 기존 규제 전면 재검토"
음주운전 등 논란 속 취임…"국민 눈높이와 달라, 노력하겠다"
박순애 "공급자 이해관계 벗어나 교육개혁…모래주머니 풀겠다"(종합)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5일 교육 공급자의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학생과 국민이 원하는 교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미래 관점에서 '교육개혁'을 하겠다고 밝혔다.

음주운전 등 잇단 의혹 제기 속에 국회의 인사청문회 없이 취임한 그는 "국민의 눈높이와 달랐다"며 "겸손한 마음으로 노력하겠다"고도 말했다.

◇ "조직부터 콘텐츠까지 미래 시점으로 개혁…모래주머니 풀겠다"
박 부총리는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통해 자율성·창의성·공정성을 기조로 교육정책을 추진하고 각종 규제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학령인구의 감소 등으로 대학의 위기가 가속한 가운데 고등교육의 자율성을 강화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대학의 운영부터 학사·정원 관리, 재정, 평가에 이르기까지 기존의 제도나 규제를 전면 재검토해 유연성과 자율성을 보장하겠다"며 "고등교육 성장과 도약의 발목을 잡았던 '모래주머니'를 풀어나가겠다"고 말했다.

박 부총리는 취임식 직후 기자실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도 규제와 관련해 "사학들 요구도 있고, 공적인 틀에서 이뤄져야 하는 부분도 있으니 규제가 교육 서비스의 발목을 잡지 않는 수준에서 어떤 부분들을 풀지 작업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박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는 교육 개혁'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국민 시각에서 교육부 공무원에 대한 불신, 교육이 수요자보단 공급자 이해관계에 의해 제공되고 공정성이 제공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있을 것"이라며 "난관이 있겠지만, 체계적으로 바꿔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관점에서 해결되지 못한 과제로 유보통합, 대입, 학교 교과목별 시수 등을 꼽았다.

이어 "현시점으로 보면 이해관계 때문에 어려울 수 있겠지만, 미래 시점으로는 모두가 객관적 시각으로 할 수 있다"며 "조직진단부터 시작해서 미래 교육 콘텐츠까지 다시 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박 부총리는 취임사에서 공정성과 관련해 "미래 인재를 양성하는 데 국가에 주어진 가장 중요한 책임과 역할은 '기울어진 운동장'이 형성되지 않도록 공정하고 균등한 교육 기회를 보장하는 것"이라며 "교육격차를 해소해 나가고 교육기회의 불평등이 사회경제적 불평등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끊어내는 따뜻한 미래교육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유·초·중등학교 교육개혁을 위해서는 '다양성'과 '자율성'을 존중하는 학교 교육 시스템을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학생들이 각자의 소질과 적성에 따라 원하는 교육을 받으며 진로를 선택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 기회를 열어 주겠다"며 "학교 현장 각각의 특성이 다른 만큼, 개별적인 상황에 따라 필요한 맞춤형 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현장의 자율성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미래 사회를 이끌 핵심 인재를 키우기 위해서도 "기본 지식은 체계적으로 습득하며, 이를 바탕으로 창의력, 문제해결력, 자기주도성 등 미래 핵심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인 디지털 인재 양성 측면에서는 "공교육을 통해 충분한 디지털 교육과 SW·AI 교육을 제공해 모든 학생이 미래 시대에 필요한 디지털 소양을 함양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설명했다.

박순애 "공급자 이해관계 벗어나 교육개혁…모래주머니 풀겠다"(종합)
◇ "국교위 협업 준비 중…등록금 인상 당장은 조치 안해"
교육부에는 반도체 인재 양성, 지방대 위기, 등록금 인상 가능성, 국가교육위원회 출범 등 당면 현안이 산적해 있다.

박 부총리는 수도권대의 반도체 학과 증원에 대한 비수도권 대학의 반발과 관련해서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며 "지방대 살리기 문제는 교육 중심으로 지역이 상생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로 하겠다"고 말했다.

등록금 인상에 대해서는 "사립대학에 과도한 부담 주는 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라며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시사하면서도 "물가가 너무 오르기 때문에 시행 시기에는 여유가 있을 것 같고, 당장 올리는 조치는 지금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 중장기 교육정책을 맡을 국가교육위원회가 오는 21일 출범을 앞두고 있으나 위원 구성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이에 대해 박 부총리는 "교육부와 국가교육위가 좋은 거버넌스를 만들어 교육 전 과정이 협업·분업을 통해 잘 나아가도록 할 것"이라며 "이번 주 내에 공문을 보내는 등 국교위원 추천을 받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 등 정부 부처, 시도교육청과 양쪽으로 협의가 필요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 개편 문제도 중요한 과제다.

이에 대해서는 "기재부와 논의했고 대통령실에서도 관심을 갖고 있다"며 "교육부 입장에서는 (내국세)비율을 유지하면서 내부 재원을 고등교육 등 필요한 곳에 효율적으로 쓰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이번 주나 다음 주 정도에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박 부총리는 '만취 음주운전', 논문 표절 의혹, '조교 갑질' 의혹, 장녀 위장전입 의혹 등이 잇따라 제기됐으나 인사청문회를 거치지 않고 임명됐다.

그는 이날 취임식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난 다음 "지명 이후 공인의 위치가 얼마만큼 막중한 것인지 느꼈다"며 "평생 교육자로 살아왔다고 했지만 국민 눈높이와 굉장히 달랐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더 겸손한 마음으로 듣고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부총리는 기자간담회에서 음주운전에 대한 질문에 "사연을 말씀드리는 것은 변명처럼 들릴 수 있어서 인사 검증 과정에서 필요한 부분 있다면 소명 드리도록 하겠다"고만 말했다.

그는 당시 0.25%가 넘는 혈중알코올농도에도 선고유예가 된 것과 관련한 의혹에 대해 "오해하시는 것만큼 변호사를 고용해서 하거나 그런 적은 없다"며 "당시 재판 전 음주운전 특사가 있었던 점이 (판결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박 부총리는 교육부 장관 임기 내 반드시 이루고 싶은 부분에 대해서는 각각 다른 학생의 잠재력을 키울 수 있는 교육 제공을 꼽았다.

그는 "대한민국 국민 잠재력이 뛰어난데 지금 발현되지 않는다.

교육체계가 시대적 맥락에 맞는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최고 인재가 되도록, 본인의 선택에 맞는 교육을 제공하고 싶다는 각오로 왔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