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거래 플랫폼에서 거래불가품목 중 하나인 건강기능식품이 판매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제공.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거래불가품목 중 하나인 건강기능식품이 판매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제공.
중고거래 규모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법적으로 판매가 불가능한 품목이 다수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종량제봉투, 홍보용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의약품 등 거래불가 품목 9종에 대해 중고거래 플랫폼 4곳에서 해당 물품이 유통되는지 분석한 결과 작년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총 5434건의 불법 판매 게시글이 확인됐다고 5일 발표했다.

품목별로는 유산균, 비타민 등 건강기능식품의 유통 건 수가 5029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건강기능식품은 영업 신고를 해야만 판매가 가능하다. 화장품법에 의해 판매가 금지된 홍보·판촉용 소분 화장품도 134건, 약사법상 온라인 판매가 불가한 철분제, 파스 등 의약품도 76건 유통되고 있었다.

조사 대상 플랫폼 4곳 중 2곳(당근마켓, 헬로마켓)에선 판매 게시물 작성 시 거래불가 품목을 안내하지 않았다. 사용자들이 별도로 공지사항을 확인하지 않으면 거래불가 품목을 알기 어려웠다. 지난 4월 소비자 115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소비자 인식 설문조사에서도 45.9%가 중고거래 플랫폼 거래불가 품목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검색어 차단 기능에 허점도 있었다. 조사대상 플랫폼 모두 거래불가 품목에 대한 검색어 차단 기능을 운영하고 있었으나 약칭, 은어, 상품명 등으로 검색할 때 차단되지 않는 경우가 발생했다.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중고거래 플랫폼 사업자에게 거래불가 품목 정보 제공 및 유통 차단 강화 등을 권고할 예정이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당근마켓은 게시글 작성 시 거래불가 품목을 구체적으로 안내하는 기능을 개선 중이라 회신했다”며 “소비자들도 거래불가 품목을 팔거나 사지 않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세영 기자 seyeong202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