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비전위, 14개 도전과제 제시…경찰청장 부재로 발표 연기

근력증강 슈트와 웨어러블 장비로 치안 업무를 통합 지원하는 '아이언맨 폴리스', 공중 순찰을 담당하는 경찰 전용 UAM(도심항공교통), 메타버스 내 범죄 신고가 가능한 '메타경찰청'.
28년 후인 2050년 한국 경찰은 어떤 첨단 장비와 기술을 입고 치안 활동을 하고 있을지 그려볼 수 있을 만한 청사진이 제시됐다.

경찰청이 올해 2월 발족한 경찰 미래비전위원회(위원장 이광형 한국과학기술원 총장)는 그동안 치안환경 변화에 대비해 중장기적으로 추진할 과제를 논의했고, 그 결과를 '경찰 미래비전 2050'(이하 미래비전)에 담았다.

미래비전은 김창룡 경찰청장이 참석한 가운데 발표될 예정이었지만, 최근 김 청장이 사의를 표명하면서 발표가 미뤄진 상황이다.

4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위원회는 ▲ 혁신을 선도하는 과학치안 ▲ 약자를 보호하는 안전사회 ▲ 공정하고 차별없는 신뢰국가 ▲ 최상의 치안역량 확보 ▲ 미래 적응력 제고라는 5가지 전략 방향과 14개 도전과제를 추출했다.

아이언맨 폴리스부터 메타경찰청까지…'경찰 미래비전 2050'
위원회는 먼저 인력 중심의 경찰력 강화에서 벗어나 과학기술 기반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보고 웨어러블 장비와 인공지능(AI)의 적극적인 활용을 강조했다.

2027년까지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항으로 근력증강 슈트와 AI 치안 어드바이저 개발을 제시했고, 2050년까지 달성할 장기 과제로 현장 경찰관의 치안업무를 지원할 종합 운영 시스템 '아이언맨 폴리스' 보급을 제언했다.

이 밖에도 자율운행 기술을 갖추고 단독 순찰을 하며 지역 내 위험 상황을 감지해 상황실에 알려줄 차륜형 또는 사족 보행형 무인 순찰 로봇 개발, 음성인식 대화형 챗봇인 '폴봇' 개발을 통한 민원실 업무 효율성 증진 등도 과제에 포함됐다.

장기적으로 경찰관이 112 신고 등 업무를 처리하면서 디바이스 하나만 조작하면 순찰차를 원격으로 이동시키거나 정보검색·촬영·무전 등도 제어할 수 있는 원격 디바이스를 개발하고, 자율주행 시스템의 '움직이는 지구대·파출소' 도입 등도 거론됐다.

경찰 UAM 개발과 도입도 주목된다.

UAM은 최소한의 수직 이·착륙 공간만 확보하면 되고, 전기를 동력원으로 사용하면서 저소음으로 운항이 가능한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위원회는 경찰이 2027년까지 도심형 항공기 형태인 자체 UAM 기체를 도입하면 순찰차와 헬기의 한계를 극복하면서 동시에 공중순찰과 치안활동 등 현장대응력은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메타버스 등 디지털 가상공간이 새로운 생활영역으로 확대되면서 신종범죄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위원회는 메타버스 플랫폼 내에서 실시간 범죄 신고와 상담이 가능한 '메타경찰청'과 가상공단의 순찰 기능을 탑재한 'AI 메타경찰'을 구축해 디지털 신산업 분야에서의 이용자 보호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원회는 조직 구조 혁신안도 마련했다.

구체적인 조직 형태로 과학치안정책국과 인재정책관 신설, 경찰 인재혁신본부와 권역별 현장대응 훈련센터 도입 등이 제안됐다.

치안정책연구소를 치안과학원으로 확대 개편해 치안 분야 과학기술력을 확보하고, 경찰장비평가인증센터와 자율주행준법인증센터를 신설하는 안도 포함됐다.

아이언맨 폴리스부터 메타경찰청까지…'경찰 미래비전 2050'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