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상도로 3곳 통제…붕괴 우려 지역 22명 미리 대피 기상 특보가 내려진 부산에는 밤새 비바람이 몰아쳤으나 큰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17일 부산기상청과 부산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기준 대표 관측지점인 중구 대청동 누적 강수량은 62.1㎜를 기록했다. 사하구에는 77㎜, 서구 75.5㎜, 사상구 70㎜의 비가 내렸다. 도심 하천인 온천천에 물이 불어나면서 세병교, 연안교, 수연교 3곳의 하상도로가 통제되고 있다. 부산소방본부는 이날 0시 34분 사하구 신평동 병원 주차장 앞 맨홀 뚜껑이 열려 소방대원이 안전조치를 하는 등 5건 신고가 들어와 조치했다고 밝혔다. 집중호우로 인한 붕괴 우려가 있는 동구 수정동과 초량동 16가구 주민 22명은 안전한 지역으로 대피했다가 이날 오전 귀가할 예정이다. 부산시와 16개 구·군은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고 호우 피해에 대비해 비상 1단계 대응에 나섰다. 기상청은 오늘 오후까지 20∼50㎜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연합뉴스
서울 강남노인종합복지관 프로그램 '아름다운 이별' 수료식죽음 준비과정 등 교육…"과거의 삶 긍정해야 좋은 죽음 맞아" "제가 '잘 죽겠습니다'고 인사하면 어떻게 대답한다고 했죠?" "잘 살겠습니다!"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강남노인종합복지관에서는 웰다잉(well-dying) 교육 프로그램 '아름다운 이별'의 마지막 수업이 있었다. 지난 5월부터 진행된 이 교육은 자신의 삶 돌아보기, 존엄한 죽음을 위해 필요한 것, 호스피스에 관한 이해 등 죽음을 맞는 과정과 마음가짐에 관한 전문 강사의 강의로 구성된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 입관 체험, 프로필 사진 찍기, 자신의 사진을 모아 '영상 자서전' 만들기 등 여러 프로그램도 있다. '과거의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봐야 좋은 죽음을 맞을 수 있다'라는 인식을 수강생들에게 주는 것이 교육 목표다. "잘 죽겠습니다", "잘 살겠습니다"가 인사인 것도 그 때문이라고 한다. 12주에 걸친 '죽음 공부'를 끝내는 수강생들의 표정은 진지했지만 어둡지 않았다. ◇ 지난 삶 돌아보고 죽음 준비 배워…"마음 구석구석 바라보는 계기" 마지막 강의 후 이어진 수료식에서는 수강생들이 소감을 발표하는 시간이 있었다. 밝은 목소리로 삶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하는 사람부터 경건하고 숙연하게 소감을 말하는 수강생들까지, 죽음 교육을 마무리하는 이들의 표정은 다양했다. 문영자(82)씨는 웰다잉 교육을 받으며 몇 년 전 그만뒀던 봉사활동을 다시 시작하게 됐다고 했다. 문씨는 "죽음 교육은 오히려 남아 있는 삶이 중요함을 깨닫는 계기였다"며 "가족들에게 미안한 것 없이 매 순간을 감사하게 살겠다"고 했다. 문씨에게 웰다잉 교육은 어떻게 죽고 싶은지에
언급조차 꺼리는 문화 여전…"어릴 때부터 교육으로 인식 바꿔야"노년 '좋은 죽음'은 '좋은 삶'에서 시작…"경험 활용할 일자리 필요" "죽음이란 이 세상에서 더 이상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평범하고 행복하게 살다가 수명이 다할 때 죽으면 좋겠다'는 식의 생각은 해본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주변을 통해 죽음과 관련된 경험을 해본 적이 없어서 죽음에 대해 고민해 볼 계기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 (중학생 김민우(가명·15)군의 글) "아직 죽음에 가깝지 않은 어린 나이여서인지, 내가 어디서 어떤 모습으로 죽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는 해본 적이 없습니다. 뉴스에서 교통사고나 병으로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접할 때면 '나도 갑작스럽게 죽을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해보기는 합니다. 다만 사후세계가 있다면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기도 하고 무섭기도 합니다. " (고등학생 최지석(가명·16)군의 글) <#. 10대 학생 2명이 보내온 글입니다. 죽음에 대한 생각, 스스로 원하는 죽음의 형태 등에 대해 자유롭게 적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 ◇ 죽음, 언급조차 기피되는 대상…"자연스러운 삶의 과정으로 이해해야" "경로당에 죽음 교육 수업하러 갔다가 30분 만에 쫓겨난 적도 있어요. 어르신들이 화를 내시면서 물건을 막 던지시더라고요. 자제분들이 복지관에 (교육에 대한 불만으로) 민원을 넣는 경우도 많아요. " 전국 각지 노인복지관 등에서 웰다잉(well-dying·좋은 죽음) 강의를 하는 강원남 웰다잉플래너는 한국인들이 이처럼 죽음에 대한 언급 자체를 기피하는 모습을 현장에서 종종 목격한다고 했다. 강 플래너는 "우리나라에서는 죽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