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후 전남 완도군 송곡선착장에서 일가족 3명이 탄 것으로 추정되는 아우디 승용차가 연락 두절 29일 만에 인양되고 있다.   /뉴스1
29일 오후 전남 완도군 송곡선착장에서 일가족 3명이 탄 것으로 추정되는 아우디 승용차가 연락 두절 29일 만에 인양되고 있다. /뉴스1
전남 완도군 송곡항 앞바다에서 조유나 양(11) 등 사망한 일가족 3명이 탄 아우디 승용차가 인양됐다. 조양의 부모는 완도로 여행을 떠나기 전 암호화폐 ‘루나’와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단어를 인터넷에서 검색한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광주 남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송곡항 앞바다에서 조양 가족의 아우디 승용차를 인양해 내부에서 시신 3구를 수습한 뒤 신원을 파악했다. 지문 대조 결과 조양과 부모의 시신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전날 송곡항 주변 바다를 수색한 끝에 방파제와 80m 떨어진 바닷속에서 은색 아우디 차량을 발견했다.

광주의 한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인 조양 가족은 지난달 ‘제주 한 달 살기 체험’을 하겠다며 교외 체험 학습을 신청한 뒤 자취를 감췄다. 학교 측은 체험 학습 기간이 끝나도 조양이 등교하지 않자 지난 22일 실종 신고를 했고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들은 광주 남구의 자택을 떠나 완도에 있는 펜션 등에서 머무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31일 완도군 신지면 일대에서 일가족의 휴대폰 전원이 차례로 꺼진 이후 행방을 찾지 못해 경찰과 해경은 헬기와 경비함정 등을 동원해 전방위 수색을 벌여왔다.

조양 일가족의 사망은 극단적 선택으로 결론 날 가능성이 높다. 조양의 아버지 조모씨(36)와 어머니 이모씨(35)는 지난달 포털사이트에서 ‘방파제 추락 충격’ ‘완도 물때’ ‘수면제’ 등을 검색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양 부모가 송곡항에서 암호화폐 루나를 여러 차례 검색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들의 죽음이 ‘루나 폭락 사태’와 관련 있다는 추정이 나온다. 조양 부모는 지난해 상반기 컴퓨터 관련 사업체를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지난달부터 루나 코인을 발행한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등을 사기 및 유사수신법 위반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

광주=임동률 기자 exi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