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공무원노조 항의 논평…지역 공공기관 임직원도 향후 파장에 촉각
홍준표발 개혁·공공기관 통폐합안에 곳곳서 '술렁'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의 민선 8기 시장직인수위원회(인수위)가 공공기관 통폐합, 조직개편 등 시정 혁신안을 잇달아 발표하면서 상당한 파장과 반발이 예상된다.

인수위는 29일 오전 대구콘텐츠비즈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현재 18개인 공사·공단 및 출자·출연기관 수를 10개로 줄이는 공공기관 구조개혁 방안을 발표했다.

개혁방안에 따르면 대구도시철도공사와 대구도시철도건설본부는 대구교통공사로, 대구시설공단과 대구환경공단은 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으로 각각 통합된다.

시 산하 출자·출연기관의 통폐합은 더욱 파격적이다.

대구문화재단과 대구관광재단, 대구오페라하우스,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구콘서트하우스, 대구미술관 등 6개 기관은 대구문화예술진흥원으로 통합된다.

대구청소년지원재단과 대구사회서비스원, 대구여성가족재단, 대구평생교육진흥원 등 4개 기관은 통합해 대구행복진흥원으로 새출발하고 대구테크노파크와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 대구경북디자인진흥원 등 3개 기관은 대구테크노파크로 일원화한다.

인수위는 이번 구조조정을 통해 연간 1천억 원 이상의 예산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이상길 인수위원장은 조직 통폐합 과정에 예상되는 반발을 의식한 듯 "통폐합 과정에서 불이익을 당하는 직원이 없도록 임원을 제외한 나머지 직원은 고용 승계를 원칙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의 이 같은 설명에도 불구하고 하루아침에 통폐합 대상이 된 기관들에서는 직원들이 동요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대구시설공단노조 박정재 위원장은 "큰 조직을 통합하는 것은 사전에 충분히 논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 일인데 의견 교환 한번 없이 이 같은 통폐합안을 낸 것은 무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인수위에서 고용승계를 약속했지만 우려가 앞선다"면서 "지역 공기업노조 협의체와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해볼 계획이다"고 말했다.

통폐합 대상이 된 한 문화 관련 기관 관계자는 "성격이 전혀 다른 기관들을 하나로 묶는다니 이질성을 어떻게 극복할지 우려스럽다"면서 "고용승계를 약속하지만, 직원들이 온종일 삼삼오오 모여 술렁이고 있다"고 전했다.

홍준표발 개혁·공공기관 통폐합안에 곳곳서 '술렁'
앞서 지난 27일 발표한 시청 본청 조직 개편안도 논란이다.

인수위는 시정혁신 8대 과제를 발표하면서 12국·2실·3본부·92과 체제를 9국·3실·2본부·88과 체제로 개편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조직개편으로 사라지게 될 과에서는 직원들이 크게 술렁이고 있다.

과별로 승진 예정자들이 향후 조직 개편 과정에서 인사상 불이익을 당하고 이것이 연쇄적으로 파장을 일으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다.

공무원 특유의 폐쇄적 조직문화를 혁신한다는 취지에서 4급 이상 직위를 대상으로 외부 전문가를 채용하는 개방형 직위 범위를 법령상 최대 폭인 10%까지 확대키로 한 것도 공무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인수위 안대로라면 최대 23개의 4급 이상 직위를 민간이 차지하게 된다.

대구공무원노동조합은 조직개편안 발표 다음 날 논평을 내고 "불통의 끝판왕. 대구시의 미래가 어둡다"고 반발했다.

노조는 "대구시 공직사회와 대구 시민에게 최악의 시나리오가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대구를 모르는 사람들이 대구로 와서 대구를 새로 만든다고 할 때부터 어쩌면 당연한 결과"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조직을 정비한다고 했을 때 그 진심을 기대했지만, 결국 이 조직 저 부서를 대충 옮기고 묶어 버무려 놓은 듯 해놓았다"면서 "이로 인해 발생 되는 간부의 빈자리는 개방형 직위로 만들어 중앙정부 출신 혹은 전문가라는 그럴싸한 이름으로 측근 인사의 정점을 향해 가는 고도의 정치적 전술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공공기관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한다는 취지로 산하기관장을 비롯한 임원 연봉(세전 기준)을 1억2천만 원 이내로 제한하는 연봉상한제를 도입키로 한 것도 논란이다.

의사 신분인 대구의료원장을 비롯해 전문가를 영입하는 데 연봉 상한액이 지나치게 낮은 것 아니냐는 지적에 이상길 인수위원장은 "공공기관장은 사회적 책임을 부여받은 자리로 그분들이 자리를 택할 때 돈을 기준으로만 하지는 않는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처우가 낮은 공공기관장과 임원 자리에 과연 자질이 뛰어난 인사들이 지원할지 우려스럽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시청 직원들이 이용하는 통근 버스 일일 이용 인원이 160여 명에 불과한데도 연간 예산은 3억 원이 투입된다면서 폐지키로 한 부분도 적지 않은 반발을 사고 있다.

대구공무원노조는 "그토록 세금 낭비 운운하면서 정작 (홍 당선인) 자신은 새로운 전용 차량을 1억 가까운 혈세를 들여 새로 계약하며 임차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