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 "현지 공항 당국과의 업무 착오에 승무원 근무시간 초과"
코타키나발루발 에어부산 지연 운항에 승객 170여명 발 묶여(종합)
29일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에서 한국으로 향할 예정이던 에어부산 항공기가 현지 공항 당국과의 업무상 착오로 예정된 시간에 출발하지 못하면서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29일 에어부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30분(현지 시각) 코타키나발루 공항에서 출발해 오전 7시 20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 예정이던 에어부산 BX768편이 현지에서 이륙하지 못했다.

이 항공기는 현지 공항 당국과 서류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착오가 생겨 이륙하지 못하다가 승무원 근무 시간이 초과할 것으로 예상돼 결국 지연됐다.

현행법상 승무원의 근무 시간은 안전상의 이유로 엄격히 제한된다.

결국 에어부산은 이날 오전 2시께 승객들을 항공기에서 내리게 했다.

승객들은 새벽에 일이 벌어진 데다 비어있는 호텔조차 찾기 쉽지 않아 큰 불편을 겪었다.

가족과 함께 여행 온 50대 정모씨는 "여행 막바지라 모두 현금이 없는 상태였고 추가로 호텔을 예약하기도 힘들었다"며 "여행사 직원의 도움으로 오전 3시가 넘은 시간에 간신히 호텔 안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공항 대합실은 첫 출근을 앞둔 여행객부터 갓난아기를 안은 부부, 중요한 병원 진료를 앞둔 승객까지 아수라장 그 자체"라며 당시를 떠올렸다.

항공기 안에는 승객 171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이륙하기 위해선 항공기의 균형을 맞춰야 하는데, 이를 위해 현지 공항 당국과 서류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이륙이 지연되면 승무원 근무 시간도 초과할 것으로 예상돼 부득이하게 출발이 늦어졌다"고 말했다.

에어부산은 당초 예정된 출발 시간보다 15시간 미뤄진 이날 오후 7시 35분(현지 시각)에 다시 비행기를 띄울 예정이어서 해당 항공기는 다음날 오전 1시 25분께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안전상의 문제로 항공기가 지연된 점에 대해 양해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승객에게 현지 물가 기준에 맞춰 호텔비를 보상하는 등 대책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