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토론회서 혁신안 모색…"오만·독선, 국민이 심판했다고 생각"
"민주당 영남정치 10년 전으로 회귀…저희가 다 잘못했다"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더불어민주당이 직면한) 영남의 정치상황은 다시 10년 전으로 돌아간 것 같다.

이대로라면 다가올 재보선, 총선도 상황이 녹록지 않을 것이다.

"
김두관 국회의원은 28일 오후 경남도의회에서 '민주당, 영남정치 복원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힘겹게 하나하나 쌓아올린 민주당에 대한 지지와 기대가 무너지는 걸 지켜보는 것도 너무 가슴 아픈 일"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김 의원이 주관하고 김 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국회의원 7인이 주최한 이번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대선과 지선에서 연거푸 패배한 민주당 영남정치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향후 혁신방안을 모색했다.

토론회에는 김두관·민홍철·이상헌 등 국회의원 3인과 민주당 부산·경남·울산 지역위원장 등이 자리했다.

민홍철 의원은 "저희가 다 잘못했다.

영남지역에서 정치를, 민심을 읽지 못한 책임이 어느 때보다 크다"며 "민주당이 좀 더 시대의 변화에 맞는 국민들의 수준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을 이끌어가는 당원, 구성원 모두가 태도에 문제가 있다"며 "오만과 독선이라고 국민들이 그렇게 지적하고 비판을 해도 선거에서 성과를 달성한 상태에서는 그걸 잊어버리고, 패배가 결정됐을 때는 혁신하자고 생각하다가 좀 더 나아지면 옛날로 돌아가는 태도에 대해서도 국민이 심판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상헌 의원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며 "누구 탓하지 말고, 모든 것은 내 탓이라는 생각으로 부지런히 뛰어야 한다"고 발언했다.

진시원 부산대학교 교수는 민주당 영남정치 개혁안을 주제로 발제를 하고 "합리적 개혁의 기준점은 국민의 눈높이여야 한다.

국민보다 한 발, 여러 발 앞서는 개혁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며 "소주성 모델이 밀린다고 생각해서 계속 밀어붙이다가 많이 잃었고, 검찰개혁 집회가 정경심을 옹호하는 집회로 바뀌었는데 거기에 대한 비판과 자성이 없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지금 내부 수습하느라 정신이 없지만 그래도 대통령이 입만 열면 무능, 무책임, 미숙함을 드러내고 영부인이 약속을 안 지키고 돌아다니고 국민의힘의 제대로 된 정책이 없는 상황에서 왜 비판과 대안을 제시하지 않는지, 집중적으로 물고 늘어져야 한다"고도 발언했다.

김봉신 조원씨앤아이 부대표는 "지방선거에서 처참하게 깨졌는데, (한 여론조사를 보면 그 결과에 대해) 민주당 지지자 10명 중 3명이 만족한다고 한다"며 "민주당을 지지하는 분들 사이에서도 맞을 매를 맞았다, (민주당이) 회초리를 맞는 과정이 합당해 보이더라는 얘기인데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토론회에서는 민주당의 대선·지방선거 연패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된 '팬덤 정치'에 대한 의견도 오갔다.

진시원 교수는 "SNS상에서 비아냥과 가짜뉴스로 일관하는 상당히 안 좋은 팬덤이 많다"며 "좋은 팬덤은 좋게 끌고 가고, 나쁜 팬덤은 정치인들께서 좋은 방향으로 책임지고 끌고 가야 한다"고 했다.

김봉신 부대표는 "팬덤 없이 대권은 어렵다는 점, 다수 고관여 지지자가 훌리건 행태를 보이고 있진 않다는 점 등을 고려해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며 "고관여 지지자가 당내 게시판을 통해 청원을 제안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팬덤 정치를 당내 제도화하는 방안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