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교사 자격 지닌 성용현 사무관, 국내 유학생 등에게 화상 강의
6·25참전용사 후손 한국어 가르치는 군문화엑스포조직위 사무관
계룡세계군문화엑스포 조직위원회에서 근무하는 공무원이 한국전쟁 참전용사 후손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28일 군문화엑스포조직위에 따르면 지난 1월 충남도에서 조직위로 파견된 국제협력부 성용현 사무관은 엑스포 기간 6·25 참전용사와 그 후손 100여명을 초대해 70여년 전 헌신과 희생에 감사의 뜻을 표하는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성 사무관은 초청 대상을 선정하던 중 서울대에서 공공행정학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콜롬비아 출신 바론 빌라로보스 카밀로(Varon Villalobos Camilo) 씨와 연결됐다.

그의 할아버지 마르코 툴리오 바론 리베라(Marco Tulio Varon Rivera) 씨는 21살 때인 1952년 한국전에 참전, 경기도 연천 인근 늙은머리(400고지) 전투 등에 참여했다.

성 사무관은 카밀로씨와 할아버지를 초청하겠다는 뜻을 전하고, 사실관계 확인 등을 위해 카밀로씨를 지난달 서울에서 만났다.

한국 유학 생활 1년이 넘었지만,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비대면 강의 확산으로 카밀로씨의 한국어 실력은 그리 높지 않았다.

카밀로씨 자신도 늘지 않는 한국어 실력에 대한 고민을 성 사무관에게 털어놨다.

이런 사정을 들은 성 사무관은 카밀로씨에게 한국어를 가르쳐주겠다고 제안했다.

국제협력 및 통상 분야에서 오래 근무한 성 사무관은 한류에 발맞춰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교육할 수 있는 자격증이 있으면 유용하겠다는 생각으로 지난해 한국어 교사 2급 자격증을 취득했다.

6·25참전용사 후손 한국어 가르치는 군문화엑스포조직위 사무관
교육은 지난달 28일 오후 8시 30분부터 1시간 동안 온라인으로 진행한 것을 시작으로 모두 5차례 이뤄졌다.

한국어 읽기와 쓰기, 말하기 등을 가르친다.

이 과정에서 프랑스와 필리핀, 에티오피아 국적의 국내 유학 참전용사 후손 3명이 추가로 수업에 참여했다.

충남도와 우호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인도네시아 서자바주 공무원으로, 울산시에 연수를 와있는 2명도 합류했다.

인원이 늘면서 교육도 매주 토요일 오후 7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두 그룹으로 나눠 한 시간씩 진행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성 사무관은 "이역만리 타국에서 자유와 평화를 위해 목숨 걸고 싸운 참전용사의 후손에게 작으나마 보탬이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한국어 교육을 시작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필요로 하는 더 많은 사람에게 재능기부를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카밀로씨와 그의 할아버지는 오는 10월 7일 군문화엑스포 개막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세계군문화엑스포는 '케이-밀리터리(K-Military), 평화의 하모니'를 주제로, 오는 10월 7일부터 23일까지 17일 동안 계룡대 활주로 일원에서 열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