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유산본부, 구상나무 개화량·품종별 분포 현황 조사 결과

멸종위기에 처한 제주 한라산 구상나무에 올해는 열매가 많이 맺힐 것으로 보인다.

멸종위기 한라산 구상나무 위기 느꼈나?…종자 결실 급증 전망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한라산 구상나무의 암꽃·수꽃 발생량과 수정 상황을 조사한 결과 종자 결실량이 매우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27일 밝혔다.

세계유산본부는 최근 한라산 영실, 성판악, 왕관릉, 방애오름, 윗세오름, 백록샘, 큰두레왓 등 7개 지역에 대한 연구조사를 통해 암꽃(암구화서)은 구상나무 한 그루당 평균 120.2개가 달린 것으로 나타났다.

수꽃(수구화서)도 많이 달린 상태이며, 개화기 기온변화 등 봄철 이상기후도 발생하지 않아 올해 수정이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구상나무 암꽃은 왕관릉 일대에서 평균 234.8개, 큰두레왓 일대 163.2개, 윗세오름 일대 120.6개로 평균 이상으로 양호하지만, 성판악 등산로 일대 46.5개, 영실 일대 94.6개, 백록샘 일대 98개로 지역별로 차이가 컸다.

구상나무의 25.6%는 생육 불량과 수세 약화 등의 원인으로 개화를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라산 구상나무 암꽃 색깔을 기준으로 하는 품종별 분포 특성 분석 결과 기본구상나무는 43.9%, 푸른구상나무는 37.7%, 붉은구상나무는 9.9%, 검은구상나무는 8.5%를 차지했다.

멸종위기 한라산 구상나무 위기 느꼈나?…종자 결실 급증 전망
구상나무는 암수한그루로 암꽃은 대개 5월에 달리며 수분이 이뤄지면 열매가 돼 10월까지 익는다.

최근 기후변화 등으로 한라산 구상나무의 개체 수와 면적이 감소 추세를 보인다.

지속적인 보전을 위해 구상나무의 종자 결실은 매우 중요한 요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수년간 한라산 구상나무의 종자 결실은 매우 빈약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지난해에는 구상나무의 종자 결실량이 개화기 기온변화와 해충피해 등으로 급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세계유산본부는 "올해 이상 현상이라 할 정도로 종자 결실이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 이유와 종자 결실 주기, 특성을 밝히는 연구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식물이 위기 상황에 닥쳤을 때 대량으로 꽃을 피우는 경우도 있는 만큼 철저한 모니터링과 관련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