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VPR서 논문 표절 밝혀져
우수논문 선정된 후 표절 논란
4차산업혁명委 위원장 역임한
윤성로 지도교수 "책임 통감
1저자 단독 행동…표절 몰랐다"
서울대, 27일 연구조사委 개최
워낙 빠르게 변하는 AI 연구
논문 발표에 급급, 검증엔 소홀
서울대 연구팀이 세계 최고 인공지능(AI) 학회에서 발표한 논문이 표절이라는 사실이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영어에 익숙하지 못한 대학원생 개인의 일탈이라는 지적과 빠르게 변화하는 연구 트렌드를 쫓아가는 데 급급한 AI학계의 허술한 윤리 검증 구조가 원인이라는 비판이 동시에 나온다. 서울대는 27일 총장 직권으로 표절 의혹 논문에 관한 연구진실성조사위원회를 열 계획이다.
10개 넘는 연구 논문 문장 그대로 베껴
문제가 된 논문은 윤성로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지난 23일 ‘국제 컴퓨터 비전 및 패턴 인식 학술대회(CVPR)’에서 발표한 논문이다. 제목은 ‘E2V-SDE: From Asynchronous Events to Fast and Continuous Video Reconstruction via Neural Stochastic Differential Equations’이다. 영상 속에서 움직이는 물체나 빛에 관한 정보를 기존 기술보다 빠르게 인식하는 방법을 다뤘다. 서울대 박사과정생 김모씨가 제1저자를 맡았고, 윤성로 교수는 교신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교신저자는 논문 내용에 대한 학계의 질의에 답변해주거나, 연락을 담당하는 대표성을 띤 저자를 말한다. 윤 교수는 지난 5월까지 장관급인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표절 논란이 불거지기 전만 해도 이 논문은 뛰어난 연구로 주목받았다. 올해 CVPR에서는 전체 발표 논문 중 우수한 4%만 구두 발표 논문으로 선정했는데, 윤 교수팀 논문이 여기에 뽑혔다.
표절 의혹이 처음 제기된 것은 24일. 유튜브에 7분16초 길이의 영상이 게시되면서다. 게시자 미상의 이 영상은 윤 교수팀의 논문이 10편 이상의 다른 논문에서 문장을 그대로 가져왔다는 사실만을 그래픽 형태로 보여줬다. 표절 대상이 된 논문은 2018년 미국 캘리포니아대, 2020년 프랑스 소르본대, 2021년 KAIST, 2021년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진이 발표한 논문 등이다.
윤 교수팀 논문의 첫 페이지 마지막 구절은 2019년 캐나다 토론토대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에서 53단어로 구성된 세 문장을 그대로 가져왔다. 이처럼 그대로 가져온 문장 중에는 어느 논문에서 내용을 인용했다고 적시한 경우도 있지만, 다섯 단어 이상으로 구성된 문장 자체를 똑같이 베낀 행위는 명백한 표절이다.
윤 교수 “1저자 단독 행동…책임지겠다”
윤 교수팀은 표절을 시인하면서도 1저자에게 책임을 돌렸다. 윤 교수는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면서도 “1저자의 단독 행동”이라고 해명했다. “여러 공저자가 함께 글을 만들어 1저자에게 보냈는데, 해당 학생이 보내준 글 대신 임의로 다른 논문에 나와 있는 표현을 베껴 넣었다”는 주장이다. 공저자들도 표절을 시인하고 사과하면서도 “표절 사실을 몰랐다”고 했다.
학계에서는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이 나온다. 서울대 자연과학대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대학원생 A씨(25)는 “각종 연구사업 실적을 입력할 때 교신저자는 1저자와 동급인 주저자로 취급한다”며 “윤 교수가 표절을 1저자 책임으로 돌리는 게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이어 “혹시 1저자의 표절 사실을 몰랐다고 하더라도 교신저자의 책임은 여전히 남는다”고 덧붙였다. 표절을 고발한 유튜브 영상에도 “공저자들은 논문의 공은 나누면서 표절의 과실은 나누지 않는 거냐”는 비판 댓글이 달렸다.
연구 검증 소홀한 AI학계도 도마에
논문 검증에 손을 놓은 AI학계도 도마에 올랐다. AI 분야는 워낙 빠르게 연구 내용이 변하기 때문에 연구 내용을 경쟁적으로 발표하는 데 급급할 뿐 연구 검증을 소홀히 한 지 꽤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남범석 성균관대 소프트웨어학과 교수는 이날 개인 SNS를 통해 “CVPR을 비롯한 AI학회들은 한 해 2000편이 넘는 논문을 뽑아낸다”며 “매일 5~6편씩 읽어야 하는 양인데, 실제로 읽고 검증하는 게 가능할 리 없다”고 했다. 이어 “(논문을 읽는) 리뷰어가 있다 해도 리뷰어 수가 수백 명인데 ‘퀄리티 컨트롤’이 될 리가 없다”고도 했다.
‘공장식 연구실’도 문제로 지적됐다. 인공지능 분야처럼 학생 수요는 높은 데 비해 교수가 부족한 연구 분야는 한 교수가 많은 학생을 지도하기 때문에, 연구 지도나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얘기다. 윤 교수의 인공지능 연구실은 박사과정생만 37명이다. 석사과정과 박사후 연구원 등을 포함하면 총 51명의 학생이 윤 교수의 지도를 받는 상황이다.
국내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는 에듀 테크 스타트업 글로랑과 '꾸그 추천 서비스 도입 및 이용 계약'을 체결했다고 4일 밝혔다. 글로랑은 2020년 11월 5~13세 대상 비대면 키즈 클래스 플랫폼인 꾸그를 론칭했다. 현재 누적 2000개 이상 클래스와 약 1000명의 선생님을 확보하고 있다.업스테이지는 이번 계약을 통해 꾸그 이용자를 위한 초개인화된 클래스 추천 솔루션 제공을 추진한다.업스테이지의 AI 솔루션은 꾸그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어린이들 재능을 진단하고 이들의 재능 발달을 위해 초개인화된 성장 로드맵을 제시하는 매니지먼트 서비스 기반 기술로 쓰일 예정이다.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는 “국내 대표 에듀테크 스타트업 글로랑과의 협력을 통해 어린이들의 잠재력을 일깨우고 성장을 돕는 추천 AI솔루션을 제공하게 되어 기쁘다“며 “업스테이지의 AI 기술 리더십을 바탕으로 대기업과의 협력뿐 아니라 AI 기술이 필요한 스타트업의 AI 생태계 저변확대를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인공지능(AI) 등 차세대 프로그래밍 경쟁력에서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과 일본도 선두권에서 치열한 순위 경쟁을 이어갔다. 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010~2021년 국제정보올림피아드 성적을 집계한 결과 중국은 지난 12년간 총 40개의 금메달을 따내 1위에 올랐다. 34개의 금메달을 획득한 미국을 꺾고 6개 차이로 제쳤다. 러시아가 금메달 32개로 3위였고, 한국과 일본이 20개로 공동 4위였다. 이란(금메달 17개) 대만과 폴란드(각각 13개) 불가리아(12개) 루마니아(11개)가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은매달 8개를 추가한 중국은 전체 메달수에서도 48개로 러시아와 함께 1위였다. 은메달 9개, 동메달 1개를 따낸 미국의 전체 메달수는 44개였다. 한국과 일본은 전체 메달수도 47개로 같았다. 일본은 은메달 23개, 동메달 4개, 한국은 은메달 19개, 동메달 8개를 따냈다. 은메달 26개, 동메달 5개로 총 48개의 메달을 딴 이란의 경쟁력도 만만치 않았다. 국제정보올림피아드는 중고교생이 참가하는 세계 최고 권위의 프로그래밍 대회다. 수학, 물리, 화학 등에 이어 유네스코(UNESCO)가 5번째로 후원하는 중고생 과학경진대회다. 1989년부터 매년 개최되며 80개국 이상이 참가한다. 4회 대회부터 참가한 한국은 2002년 국제정보올림피아드를 개최했다.대회는 두차례에 걸쳐 5시간 동안 3문제를 푸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C언어와 파이썬 등 프로그래밍 언어를 얼마나 빨리 정확하게 사용해 알고리즘을 설계하는지로 득점을 경쟁한다.중국의 AI 경쟁력이 앞서나가는 비결은 어린 시절부터 프로그래밍 교육을 시키기 때문이라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국제 프로그래밍 대회 주관사인 앳코더(AtCoder)의 지난 2년간 상위 입상자 1만명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중국과 이란 입상자의 연령 중간치는 18세로 가장 어렸다. 특히 중국은 10살부터 상위권 입상자가 늘어나기 시작했다.다카하시 나오히로 앳코더 사장은 "2010~2012년생 수상자의 90%가 중국인"이라며 "입상자는 대학진학에 유리하기 때문에 10살부터 입학이 가능한 대회 준비 학원도 있다"고 말했다.일본인 수상자의 연령 중간치는 24세로 가장 늦었다. 이 때문에 일본 정부는 2020년부터 프로그래밍 교육을 초등학교 필수과목으로 지정하는 등 저학년의 능력 향상을 서두르고 있다.일본의 일부 금융회사와 부동산 회사 등도 AI 경시대회 고득점자를 채용하는 등 인재 발굴의 장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다카하시 사장은 "일본의 일부 우수 학교에만 있는 PC부가 중고교의 부활동으로 폭넓게 확산하면 중국과 경쟁하는 인재를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인공지능(AI)이 미래에 어디서 무슨 범죄가 발생할지 예측한 결과 90% 정확도를 보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2일 과학전문 뉴사이언티스트에 따르면 미국 시카고대학 이샤누 차토페드히야(Ishanu Chattopadhyay) 교수 연구팀은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과거 범죄 데이터를 분석한 AI모델을 자체 개발했다. 2014년부터 2016년 말까지 데이터를 학습시키고 이후 몇 주 동안의 범죄 발생률을 예측하도록 한 결과 최대 90%의 정확도를 보였다고 밝혔다.연구팀에 따르면 시카고를 가로세로 약 300m 크기의 구획으로 나눠 특정 범죄가 발생할 지 일주일 전에 예측했다. 또 미국의 다른 7개 주요 도시에 대해서도 비슷한 방식으로 실험한 결과 유사한 정확도를 나타냈다.차토페드히야 교수는 "법 집행 자원은 무한정 하지 않다. 적절하게 배분해 사용하길 원한다"며 "살인이 어디에서 일어날 지 미리 안다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그러면서 "AI가 용의자를 특정하는 것은 아니고, 범죄 위험이 높은 지역만 식별할 뿐이다.(영화) 마이너리리 리포트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마이너리티리포트는 범죄가 일어나기 전에 범죄를 예측하는 미래를 그린 공상과학(SF)영화다. 첨단 치안시스템 오용으로 다른 희생이 발생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