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 vs 검사 출신 간부…당사자 간 일단락됐지만 뒤늦게 수면 위로
법무부, 간부 회식 '막말 하대' 논란 진상 조사
법무부가 간부 회식에서 벌어진 언쟁이 '막말 하대' 논란으로 점화하자 진상 확인에 나서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한 달 넘게 지난 일이 뒤늦게 불거지자 전 정부에서 임명된 고위 간부들을 밀어내려는 작업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달 6일 박범계 전 법무부 장관의 이임식이 끝난 뒤 법무부 간부들이 모인 회식 자리에서 벌어졌다고 한다.

당시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이 통과된 상황에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출신 간부 A씨가 과거 검찰의 수사·기소권 남용을 반성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하자 분위기가 얼어붙었다.

이 과정에서 A씨가 법무부 소속 검사인 B씨의 이름을 직위를 생략한 채 부르자 언쟁이 오가며 감정싸움으로 이어졌다고 한다.

A씨는 이튿날 아침 B씨에게 "결례를 범한 것 같다"고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괜찮다"는 답이 와서 사건은 일단락됐다.

술자리 촌극으로 끝날 것 같았던 이 사건은 50여일이 지나 최근 언론에 보도되며 '막말 하대' 논란으로 번졌다.

법무부는 감찰관실을 통해 진상 확인을 한다는 계획이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고검검사급 인사 직전 이 사건이 알려진 과정이 석연치 않다는 시각도 있다.

문재인 정부는 법무부 '탈검찰화'의 일환으로 법무부 과장급 이상 개방직에 민변 출신 8명을 임명했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고 법무정책의 기조가 달라지자 법무부에 아직 있는 이들 민변 출신 간부들의 거취가 도마 위에 올랐다.

외부 출신이 국장급이 되면 공무원법에 따라 정년이 60세까지 보장된다.

법무부로서는 이들 간부가 스스로 거취를 정하지 않는 한 내보낼 수 없는 상황이다.

섣불리 퇴직을 요구했다가는 현재 검찰이 수사하는 문재인 정부의 '산업부 블랙리스트' 사건처럼 '찍어내기 인사'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이 때문에 법조계 일각에선 민변 출신 '흠집내기', 이어 진상 확인으로 압박하는 모양새를 만들어 스스로 물러나게 하려는 포석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이번 인사 때 비보직 자리로 발령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법무부 안팎에선 애초 문재인 정부가 '법무부 탈검찰화' 명목으로 무리하게 외부 개방직을 늘려놓고 임기나 정년을 보장해 둔 게 화근이라는 문제 제기도 있다.

정권이 바뀌거나 장관이 바뀌면 원하는 인사들로 참모진을 꾸려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게 정상인데, 지금처럼 마치 '알박기 인사'가 돼 있으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되고 만다는 것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