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실 점검하고 있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 사진=뉴스1
급식실 점검하고 있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 사진=뉴스1
서울 학교 급식으로 제공된 열무김치에서 죽은 개구리가 잇달아 발견된 일과 관련해 해당 납품 업체들이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해썹) 평가 결과 1차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서울시교육청은 22일 최근 관내 학교 두 곳의 학교 급식 이물질 검출 관련 대책을 설명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A 고교와 B 고교에 열무김치를 납품한 두 업체에 대해 지방 식약청이 해썹 평가 결과 1차 부적합 판정을 내렸다.

해썹은 식품 원재료에서 제조, 가공, 유통까지 모든 단계에서 위해 요소를 분석·관리하는 제도다. 1차 부적합 판정이 내려지면 시정명령 후 재평가를 진행하게 된다. 2차에서도 부적합 판정이 나오면 인증이 취소된다.

A 고교는 입찰 방식으로, B 고교는 수의계약 방식으로 해당 업체들과 납품 계약을 맺고 있었다.

교육청 관계자는 "A 고교 같은 경우 최저가 입찰이 아니라 학교에서 제시한 가격의 87.745%에 가까운 업체가 선정되는 방식이고, B 고교의 경우 연초에 학교 운영위원회에서 급식 납품 업체를 모집한 뒤 계약했다"고 설명했다.

A 고교에 열무김치를 납품한 업체는 서울 시내 총 11개교와 계약했는데, 이 중 6월분 김치를 계약한 6개 학교는 계약을 해지했다.

B 고교 납품 업체와 계약한 학교는 총 74학교였고 현재까지는 B 고교를 포함한 2개교만 계약을 해지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계약 해지는 업체와 학교장 사이의 합의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고 이는 교육감도 침해할 수 없다"며 "해당 업체에서 납품하는 품목 중 열무김치가 아닌 것도 있는데 일부의 문제 때문에 계약 해지를 요구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서울 강서구의 A 고등학교에서는 급식 반찬으로 나온 열무김치에서 개구리가 나왔다. 이달 15일 서울 중구의 B 고등학교에서는 급식 국수에 올라간 열무김치에서 개구리 사체가 발견됐다.

두 학교는 서로 다른 업체로부터 열무김치를 납품받고 있었다.

조사 결과 A 고교의 경우 원재료가 식품 업체에 입고될 때 이물질인 개구리가 혼입됐는데, 절임과 세척, 탈수과정에서 이 이물질이 걸러지지 못했다. B 학교도 마찬가지 과정으로 개구리가 섞여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열무김치는 색이 짙어 보호색을 띠는 개구리와 같은 이물질은 식별이 어렵고 이파리가 엉겨 있어 제조과정에서 단시간 세척하거나 헹구면 이물질이 제거가 안 될 수 있다.

또 열무김치를 제조할 때 열무 특성상 강하게 세척하면 풀 냄새가 나게 돼 주로 손 세척하는 경우가 많고 여름철에는 청개구리 활동이 왕성하고 빨판이 있어 열무에서 잘 떨어지지 않는다.

한편 이물질 검출 사고가 잇달아 발생하자 교육부, 식품의약품안전처, 교육청, 지자체 등 관계기관 합동으로 열무김치 납품업체를 전수조사하기로 했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