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서해 해역에서 북측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 씨의 친형 이래진(왼쪽)씨가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로비에서 전 청와대 인사들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하기 앞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오른쪽은 유족 측 법률대리인을 맡고 있는 김기윤 변호사. 사진=뉴스1
2년 전 서해 해역에서 북측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 씨의 친형 이래진(왼쪽)씨가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로비에서 전 청와대 인사들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하기 앞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오른쪽은 유족 측 법률대리인을 맡고 있는 김기윤 변호사. 사진=뉴스1
2년 전 서해에서 실종된 뒤 북한에서 피살된 해수부 공무원 이대준 씨의 유족이 22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 김종호 전 민정수석비서관, 이광철 전 민정비서관을 공무집행방해죄‧직권남용죄‧허위공문서작성죄 혐의로 고발했다.

이대준 씨의 형 이래준 씨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의무가 있는 최고위 공직자들이 자신들의 지위와 직권을 위법하게 사용한 사건”이라며 “검찰은 2차 가해를 멈추고 사건 의혹을 신속히 수사하라”며 고발장을 제출했다.

서훈 전 안보실장은 사건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에서 국방부 및 해양경찰 등 국가기관에 월북 조작 지침을 내린 혐의를 받는다. 이 씨는 “국방부와 해경이 월북하려다 피격당했다고 발표한 것이 서훈 전 안보실장의 지시인지 파악하기 위해 공무집행방해죄 등으로 고발한다”고 말했다.

김종호 전 민정수석비서관과 이광철 전 민정비서관 역시 해양경찰청에 월북 지침을 내린 혐의를 받는다. 이 씨는 “해양경찰청이 ‘자진 월북’이라는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한 배후에는 청와대 민정수석실 지침이 있다고 보인다”며 “민정수석실이 해양경찰청에 내린 지침으로 인해 월북 조작이 된 것으로 판단해 관련자들을 고발한다”고 설명했다.

고발죄명에 직권남용죄가 포함됐으나, 공수처의 개입은 반대했다. 유족 측 법률대리인 김기윤 변호사는 “문 정부 때문에 상처를 입은 유족이 문 정부가 임명한 자를 상대로 고발한 사건”이라며 “이를 문 정부가 임명한 공수처장이 수사하면 유족에게 2차 가해를 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족은 오는 24일 오전 10시 국회 본청 더불어민주당 당대표회의실로 찾아가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유족이 원하는 대통령기록물관에 있는 사건 정보 열람을 요청할 방침이다. 김 변호사는 “문재인 전 대통령은 피살 공무원 아들에게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진행하고 진실을 밝혀내겠다고 편지를 보냈지만, 청와대는 유족이 청구한 정보 열람을 거부했다”며 “우상호 비대위원장은 문재인 전 대통령처럼 거짓말을 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소현 기자 y2eo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