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부·울·경 메가시티보다 해오름동맹 우선"
울산시가 경주·포항과의 협력을 통한 초광역 경제권 구축에 본격 나선다.

20일 울산시에 따르면 김두겸 울산시장 당선인(국민의 힘·사진)은 최근 인수위원회 업무보고회 자리에서 “부울경(부산·울산·경남) 메가시티를 구성하면 울산 경제가 대도시에 흡수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 같은 정책적 변화를 예고했다.

김 당선인은 “울산은 같은 신라 문화권인 경주와 포항 두 도시와의 동맹을 더 강화한 뒤 메가시티에 참여해도 늦지 않다”고 강조했다. 앞서 부산시와 울산시, 경상남도는 지난 4월 발효된 부산·울산·경남특별연합(부울경 메가시티) 규약안에 따라 오는 9월 특별연합 의회 구성에 이어 내년 1월 메가시티 출범 계획을 정했다. 향후 행정조직 개편 과정에서 각 자치단체 간 첨예한 이해관계 조정이 이뤄질 전망이다.

울산 "부·울·경 메가시티보다 해오름동맹 우선"
울산시는 2016년 6월 울산~포항 고속도로 개통을 계기로 경주·포항시와 해오름동맹을 결성했다. 이후 에너지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해오름원자력혁신센터를 열고 3개 지역을 아우르는 여행상품을 개발하는 등 다양한 협력에 나섰다. 하지만 2018년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송철호 시장이 취임한 이후 부울경 메가시티 구축에 많은 공을 들이면서 해오름 동맹 주요 협력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문재인 정부 시절 송 시장이 역점적으로 추진했던 동해안 부유식 해상풍력발전사업도 속도조절이 불가피해졌다는 지적이다. 김 당선인은 “해상풍력사업의 경우 4만5000개의 일자리 창출 방안, 발전 규모, 국내 업체 참여 등 모든 면에서 구체화한 것이 없다고 판단한다”며 “울산에 실질적 이득이 되고 실현 가능성이 보일 때까지 이 사업의 속도조절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당선인은 “울산은 올해로 국내 최초 국가공업단지로 지정된 지 60주년을 맞이했지만, 여전히 주력산업은 침체하고 인구가 감소하는 총체적 위기를 겪고 있다”며 “그동안 울산이 잘해왔던 자동차·조선·화학과 같은 주력 3대 업종이 혁신을 통해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당선인은 “환경적 보존 가치가 없는 그린벨트를 해제하고 그곳에 산업단지와 신도시를 조성해 일자리를 만들겠다”며 “대학과 의료기관도 울산에 유치해 당면 현안인 인구 감소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시민 누구나 저렴한 비용으로 골프를 즐길 수 있는 공영골프장과 태화강 위 세계적 공연장 조성, 공업축제 등 울산을 대표할 킬러콘텐츠 축제 발굴 등의 새로운 사업 청사진도 제시했다. 김 당선인은 “경제 위기에 놓인 울산을 조속히 바로잡아 전국에서 가장 잘 사는 도시, 위대한 ‘산업수도’의 위상을 되찾겠다”고 강조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