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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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사진)을 영입하기 위한 대형 로펌 간 경쟁이 갈수록 불붙고 있다. 33년간 공직생활을 하며 쌓은 금융산업 및 관련 규제에 대한 깊은 이해, 폭넓은 인맥 등이 로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고 분석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합수단)이 부활하는 등 금융범죄 수사 강도가 크게 세질 조짐이 나타나는 것도 금융 분야 고위급 전관인 최 전 위원장의 인기를 높이는 데 한몫하고 있다는 평가다.

19일 로펌업계에 따르면 김앤장, 광장, 화우 등 내로라하는 대형 로펌들이 수개월째 최 전 위원장 영입을 위해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다. 대표변호사를 비롯한 고위급 변호사들이 최 전 위원장을 여러 차례 찾아가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최 전 위원장은 아직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은 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019년 7월 금융위원장에서 물러난 그는 라이나생명 산하의 사회공헌재단인 라이나전성기재단과 율곡 이이의 사상과 학문 등을 연구하는 율곡연구원 이사장을 맡고 있다.

로펌들은 최 전 위원장을 고문으로 영입해 최근 공들이는 금융 분야 전문성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전략을 품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사모펀드 사기 및 투자 손실을 둘러싼 분쟁 증가, 대형 핀테크 업체의 출현, 암호화폐·대체불가능토큰(NFT)을 포함한 가상자산 산업의 급성장 등으로 금융 분야에 대한 법률자문 수요가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이런 이유로 로펌들은 기획재정부나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출신 경제·금융전문가를 지속해서 영입하고 있다.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율촌),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태평양), 진웅섭 전 금감원장(광장) 등이 대표적이다.

최 전 위원장은 은행·증권·보험 등 전통적인 금융산업뿐만 아니라 가상자산과 핀테크에도 이해가 밝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최근 합수단이 부활한 것도 로펌들의 영입 경쟁에 불을 붙이고 있다. 로펌업계 관계자는 “합수단 부활이 로펌들의 금융 분야 외부 인력 영입 경쟁에 더 불을 붙인 모양새”라며 “최 전 위원장처럼 전문성을 인정받은 고위급 전관을 향한 구애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성/최진석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