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들 "최저임금 1만원, 죽으라는 얘기"…이례적 시위
소상공인들이 최저임금 인상을 멈춰달라며 최저임금위원회 코앞에서 시위에 나섰다. 사업주 단체의 최저임금 시위는 이례적이다. 코로나19의 긴 터널을 지나 간신히 회복 중인 소상공인들이 내년도 적용 최저임금이 급격하게 인상될 경우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소상공인연합회가 16일 오후 2시 세종시 고용노동부 청사 앞에서 ‘제2차 최저임금 제도개선 촉구 결의대회’를 개최한다. 주최 측은 소속 회원단체와 소상공인·자영업자 1000여 명이 참석해 △최저임금 차등적용 △35년 낡은 최저임금 논의제도 개선 △최저임금 동결 △주휴수당 폐지를 외쳤다.

오세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최근 몇 년 사이 최저임금은 소상공인의 생존을 위협하는 수준”이라며 "2023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30% 가까이 오른 1만1860원으로 현실화한다면 다 같이 죽자는 이야기”라고 비판했다. 노동계의 요구 금액에 주휴수당까지 포함하면 실질적인 최저임금은 시간당 1만4232원까지 뛰어오른다는 지적이다

또 “대기업 중심의 경제구조에서 겨우겨우 버티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일률적인 최저임금 적용을 감당할 여력이 없다"며 "법적으로 보장된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등적용’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호소했다.

한국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대전지회 유승근 상무는 “주휴수당으로 20%의 인건비가 추가로 나간다”며 “사업주가 대안으로 알바 쪼개기를 하는 게 현실인데 이게 소상공인이나 아르바이트생에게 과연 도움이 되나"라고 반문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주휴수당 계산기’ 퍼포먼스를 통해 하루 8시간 기준으로 근무하는 근로자에게 보장된 주휴시간 35시간으로 주휴수당을 계산하면 월 주휴수당은 32만600원이고, 1년 동안 소상공인 사업주가 추가 지급하는 인건비는 연 384만7200원이라고 주장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결의문 낭독에서 “소상공인의 생존을 위협하는 현행 최저임금 단일적용을 규탄한다"며 "소상공인과 근로자가 상생할 수 있게 최저임금 제도가 개선될 때까지 흔들림 없는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날 오후 3시부터 고용노동부 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제4차 전원회의를 연다. 전원회의에서는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 적용 두고 오늘 격론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

노사 간 입장차 팽팽해 결론을 내기까지 진통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