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희로애락 함께한 故송해 영면…마지막 전국~노래자랑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국민들의 희로애락을 함께한 MC 송해가 10일 영면에 들었다.

이날 오전 4시 30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고(故) 송해의 영결식이 엄수됐다.

유족과 지인, 엄영수 방송코미디언협회장, 김학래, 이용식, 최양락, 유재석, 강호동, 조세호, 이수근, 임하룡, 이상벽, 설운도 문희옥, 이자연, 김혜연 등 80여명의 후배들이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영결식 사회를 맡은 김학래는 "마음이 슬프더라도 오늘만큼은 즐겁게 보내드리자"고 말했다.
국민 희로애락 함께한 故송해 영면…마지막 전국~노래자랑
엄영수 회장은 "선생님은 할아버지·할머니를 청춘으로, 출연자를 스타로 만드는 마술사였다"며 "선생님은 무작정 가출하셔서 이북에서 무작정 월남하셨고, 피난 후 부산에서 무작정 상경하시고 무작정 데뷔하시고, 악극 배우로 무작정 데뷔하신, 무작정 송해 선생님 인생이다"라며 "우리는 이 무작정을 믿는다, 이번에도 선생님이 무작정 일어나시어 선생님이 일어나실 때까지 기다리고 있겠다"고 했다.

이어 "선생님은 '이제 방송을 내려놓을 때가 됐다, 힘이 부쳐 못하겠다, 나는 하차하겠다'고 하신 적이 한 번도 없다, 일생 부정적이거나 포기하신 말을 하신 적이 없었다"라며 "올겨울에도 아무리 어려움이 있어도 불같이 극복하며 일어나셨고, 힘드실 때도 겨우 2~3일 입원하셨을 뿐이다, 또 송해길을 조성하셔서 전국민들을 위한 휴게소를 만드셨고 2000원짜리 이발소에서 머리를 깎으시고 2000원 국밥을 드시며 시민들과 동고동락하시던 선생님. 우리가 갈 길이 먼데 이렇게 일찍 가시다니 믿기지 않습니다 선생님, 하늘나라 그곳에서 편안히 자유롭게 잠드십시오, 존경하고 사랑합니다"라며 애도했다.
국민 희로애락 함께한 故송해 영면…마지막 전국~노래자랑
이용식은 "이곳에서 전국노래자랑을 많은 사람과 힘차게 외쳤지만, 이제는 수많은 별 앞에서 '천국 노래자랑'을 외쳐달라"며 "선생님이 다니시던 국밥집, 언제나 앉으시던 의자가 이제 우리 모두의 의자가 됐다. 안녕히 가시라"며 추도사를 했다.

이어 "저 멋진 훈장 살아계셨을 때 목에 걸으셨으면 얼마나 좋으셨을까"라며 세상을 떠난 후 금관문화훈장을 받은 것을 안타까워 하면서도 "사모님과 아드님과 반갑게 만나서 이젠 아프지 마시고 편히 쉬셔라"라고 말했다.

이자연 대한가수협회 회장은 "송해 선생님. 선생님은 지난 70년 동안 모든 사람들에게 스승이었고, 아버지였고, 그리고 형, 오빠였다"라며 "한결같이 우리들에게 사랑으로 대해주신 선생님, 끝없이 변신을 거듭하며 우리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신 만인의 선생님. 우리는 선생님을 보내드릴 수 없다. 가슴 속에 영원히 남아있을 것"이라며 비통한 마음을 전했다.

다큐 '송해 1927'이 영결식장에 나오자 가족들과 후배들은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34년여 간 외쳤던 송해의 트레이드 마크 '전국~'이라는 목소리가 나오자 참석자들이 한 목소리로 '노래자랑~'이라고 외치기도 했다.
국민 희로애락 함께한 故송해 영면…마지막 전국~노래자랑
설운도, 문희옥, 이자연, 김혜연 등 가수 7명이 '나팔꽃 인생'을 조가로 불렀다.

임하룡, 전유성, 최양락, 강호동, 유재석, 양상국 여섯 명의 코미디언 후배들이 고인을 운구하며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발인을 마치고 빈소를 떠난 운구차는 송해가 생전 자주 이용했던 국밥집, 이발소, 사우나 등이 있는 종로구 낙원동 '송해길'을 들른 뒤 여의도 KBS 본관으로 향했다.

이곳에서 '전국노래자랑' 악단이 신재동 악단장의 지휘에 맞춰 진혼곡을 연주했다. 김의철 KBS 사장 등이 헌화 후 묵념하며 고인을 추모했다.
국민 희로애락 함께한 故송해 영면…마지막 전국~노래자랑
고인은 지난 8일 향년 95세를 일기로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 고인은 최근 병원 입퇴원을 반복하는 등 잦은 건강 문제로 입원 치료를 받았다.

1927년생인 송해는 대한민국 방송 역사의 산증인이다. 1948년 황해도 해주예술학교에 입학해 성악을 공부했고, 1951년 한국전쟁 당시 피난 대열에 섞여 부산으로 내려왔다. 1955년 창공악극단을 통해 연예계에 데뷔한 고인은 코미디 프로그램인 '웃으면 복이와요', '유머 1번지', '고전 유모어극장' 등에 출연했다.

고인은 1988년 5월부터 KBS 1TV '전국노래자랑' MC를 맡아 34년간 프로그램을 진행해왔고, 지난 4월에는 95세 현역 MC로 '최고령 TV 음악 경연 프로그램 진행자'(Oldest TV music talent show host)로 기네스 세계기록에 등재됐다.

고인의 유해는 대구 달성군의 송해공원에 안장된 부인 석옥이씨 곁에 안치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