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버스 정류소 이름을 민간에 판매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판매 수익금으로 버스 재정 적자를 일부 만회하기 위해서다.

시는 올 하반기까지 400개 버스 정류소를 대상으로 ‘명칭·병기 명칭 유상 판매’를 추진한다고 3일 밝혔다. 이를 위해 시는 입찰에 필요한 기초가액 산정 산출 작업을 하고 있다. 명칭 유상 판매는 시가 민간사업자로부터 돈을 받고 정류소 명칭에 상호 등을 함께 넣어주는 것을 말한다. 2016년부터 서울교통공사가 서울 지하철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방식과 비슷하다. 을지로4가역(BC카드역), 역삼역(센터필드역) 등이 대표적이다. 버스 정류소 명칭 판매로 시 재정 부담을 줄이고 시내버스 적자를 개선할 방침이라고 시는 설명했다. 서울시 버스는 시 재정이 투입되는 준공영제로 운영된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운행 수입이 줄어들면서 시 부담은 늘어난 상태다.

시는 승·하차 인원, 유동인구, 공시지가 등을 분석해 전체 6577개 정류소 중 400여 개를 유상 판매할 계획이다. 정류소 명칭 유상 판매로 발생한 수익금으로 버스업계를 지원할 수 있도록 관련 조례 개정도 추진하고 있다. 현재는 조례에 따라 판매 수익금은 서울시에 귀속되고 버스업계 지원은 불가능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시내버스 운송 수입은 감소했지만, 인건비와 연료비 증가로 운송 비용은 늘어났다”며 “버스 정류소 명칭을 판매해 시 부담을 줄이고 정류소 시설 개선 등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범 시행 후 신청 인원이 많고 효과가 좋으면 사업 대상 정류소를 확대해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장강호 기자 callm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