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지방대학 활로는 평생교육·규제철폐…학제 개편도 필요"
우동기 대구가톨릭대 총장 "정시는 생명 끝나…학종이 해법"
"정시 모집은 생명이 끝났습니다.

저에게는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이 공정하다는 신념이 있습니다.

"
우동기 대구가톨릭대 총장은 최근 경북 경산시에 위치한 대구가톨릭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우 총장은 영남대 총장과 제8·9대 대구교육감을 역임한, 고등교육뿐 아니라 유·초·중등교육까지 모두 거친 교육 전문가다.

최근 윤석열 당선인 대통령취임준비위원회 부위원장으로도 일하기도 한 그는 새 정부의 교육 정책에 대해 쓴소리와 함께제안을 쏟아냈다.

우 총장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한계에 다다랐다고 진단하며 정시 확대 대신 수시모집으로 창의적 인재를 선발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입 공정성 강화를 위한 정시 확대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당시 공약이었으나, 새 정부 국정과제에는 언급되지 않았다.

우 총장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의 입시 비리 의혹 등으로 불거진 입시 공정성 문제 때문에 정시 모집 확대를 하고 있으나, 정시모집은 생명이 끝났다"며 "4차 산업 시대에 5지선다로 학생을 뽑아서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공교육 정상화 방법은 바로 학종이다.

학종으로는 정말 이야기가 있는 학생을 뽑는다"라며 "이미 교육과정이 학종 중심으로 편성됐다.

학종의 신뢰성, 공정성, 고도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우 총장은 2년간 지속된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한 학생들의 교육 결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학력평가를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학교 평가 제도가 없어지면서 아이들의 학력 수준이 어떤지, 정서가 어떤 상황에 놓였는지가 모두 깜깜이다"며 "지금 이 아이들이 사회의 주체가 됐을 때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이것이 새 정부가 풀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코로나 확산이 지속된 2020∼2022년 대학에 재학한 학생의 교육 결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학·석사 연계과정을 운영하고 계절학기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학사 편입 제도를 개방해야 하며, 여기에 정부의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우 총장은 "대학생의 결손된 학업을 대학원에서라도 복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줘야 한다"며 "이를 위해 정부가 재정 지원을 한시적으로 해줘야 한다.

단위대학에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학령인구 감소로 위기인 지방대학의 활로로는 전문대, 사이버대, 일반대학 구분을 없애는 등 규제를 철폐한 창의 융복합교육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대구가톨릭대학이 운영 중인 '유스티노 자유대학'을 예시로 들었다.

우동기 대구가톨릭대 총장 "정시는 생명 끝나…학종이 해법"
올해 신설된 대구가톨릭대 유스티노 자유대학은 온라인 중심 수업으로 1년에 3학기를 운영해 기존 4년이 걸리는 학사 학위를 3년 만에 취득하도록 운영하는 과정이다.

복지서비스학과, 상담심리학과, 경찰탐정학과, 부동산경영학과에서 신입생 252명을 모집했다.

모집을 지역 내 고교 3학년생에서 전국단위로, 만학도, 재교육이 필요한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했다.

우 총장은 "작년 신입생 450명이 미달했는데, 이 상태가 4년이 지속되면 1천600여 명이 부족하고, 그렇게 되면 학교 재정수입에 결손이 발생한다"며 "이에 고민하다 고등교육 제도의 맹점을 이용해 3년 만에 졸업하는 일반 대학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4년을 3년으로 줄임으로써 빠르게 변화하는 4차 산업 시대에도 대응할 수 있다"며 "앞으로 대학은 평생 학습체제로 가야한다.

IT 분야의 경우 입학했을 때 지식은 졸업할 땐 죽은 학문이 돼 있다"고 설명했다.

우 총장은 이와 함께 교육 편제 개편도 제안했다.

우 총장은 "유보통합(유치원과 어린이집 통합)해서 유치원 입학 연령을 낮추고 현재의 6-3-3-4 교육 편제를 5-5-3으로 바꿔야 한다"며 "이렇게 되면 입직 연령이 낮아지고 인구 10% 증가의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