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환 인투시 대표가 충남 아산 본사 전시장에서 투시 디스플레이 패널이 장착된 진열장의 작동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강태우 기자
오재환 인투시 대표가 충남 아산 본사 전시장에서 투시 디스플레이 패널이 장착된 진열장의 작동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강태우 기자
문을 두드리면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냉장고, 외부에서 보일러와 에어컨을 켜고 끄는 원격 시스템, 문 앞이나 집안을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감시하는 고화질 폐쇄회로TV(CCTV).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필수 가전제품들이 인공지능(AI), 정보통신기술(ICT), 사물인터넷(IoT)을 만나 스마트 홈 시스템으로 변화하고 있다.

○가구시장으로 확장한 스마트 홈

최근 들어 가전에 한정된 스마트 홈 제품이 가구 시장으로 넓어지고 있다. 한 대기업은 얼마 전 투시 디스플레이 패널을 장착한 싱크대를 소비자들에게 선보여 큰 관심을 모았다. 중소기업과 협업해 문을 열지 않고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는 스마트 글라스를 개발한 덕분이다.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생활의 편리함을 동시에 해결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액정을 사용하지 않은 고체 형태의 투시 디스플레이 패널은 스마트 글라스를 대체할 수 있는 신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시장 전문 조사기관인 미국의 그랜드뷰리서치 리포트에 따르면 투시 패널 시장 규모는 2017년 3억2200만달러에서 매년 15% 이상 성장해 2025년 99억8300만달러(약 12조734억원)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충남 아산의 스마트 인테리어 전문기업인 인투시(대표 오재환)는 국내 최초로 스마트 투시도어 신발장을 개발했다. 스마트 투시도어 신발장은 문을 열지 않고 내부를 훤히 들여다볼 수 있다. LED(발광다이오드) 빛 반사율에 따라 투과도가 변하는 디스플레이 패널에 첨단 센서를 장착해 외부 동작을 감지하면 내부가 밝아지도록 설계했다.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에 사용하는 공법으로 35㎚ 크기의 미세한 홀 구조 패널과 유리를 특수 본딩 장치로 합착하는 기술이 핵심이다. 생활 흠집이 생기지 않고 파손되더라도 안전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신발장, 화장품, 수납장에 적용

인투시는 2019년 스마트 워치 와인더(시계 보관함)와 스마트 원목 수납장을 개발한 데 이어 이듬해에는 화장품 냉장고를 시장에 내놨다. 국내 대형 가구업체 1차 협력사로 등록해 제품을 공급한다.

아일랜드 주방 식탁의 경우 수납장 전면을 스마트 도어로 구성했다. 평소에는 내부가 보이지 않다가 동작이 감지되면 내부에 LED가 켜져 문을 열지 않고 안을 들여다볼 수 있다. 이 회사는 12건의 국내외 기술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2’에서 스마트 워치 와인더와 화장품 냉장고를 선보여 큰 관심을 모았다. 이 회사는 중국 가전업체인 미데아, 독일 가전 제조기업 밀레와 가전제품 투시도어 개발을 추진 중이다. 국내에서는 대기업과 냉장고에 적용 가능한 에너지 절감형 투시 패널을 개발 중이다.

2018년 창업한 이 회사는 이듬해 신용보증기금이 주관하는 4차 산업혁명 대상을 받아 1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서울의 벤처캐피털(VC)로부터 30억원 투자 유치도 진행 중이다. 지난해에는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스타트업 소부장(소재·부품·장비) 100 기업’에 선정돼 소재·부품·장비 우수 기술로 평가받았다.

오재환 대표는 “스마트 도어 분야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26년 42억5000만달러로 전망된다”며 “TV, 컴퓨터, 냉장고, 모바일 등 다양한 제품에 투시 패널을 응용할 수 있어 경쟁력을 갖췄다”고 말했다.

아산=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