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지서 보수후보 선전…코로나19로 '학력격차' 이슈 부각
'부울경'서 진보 현직 교육감 vs 보수 도전자 접전
'진보 교육감 전성시대' 달라지나…판세 변화 눈길
6·1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8년간 이어진 '진보 교육감 전성시대'에 변화가 있을지 눈길이 쏠리고 있다.

25일 교육계에 따르면 다음 달 1일 치러질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각지에서 진보와 보수성향 교육감 후보들이 접전을 펼치고 있다.

2014년에는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13곳에서, 2018년에는 14곳에서 진보 교육감이 승리해 '진보 교육감 전성시대'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교육감 선거는 유권자 관심도가 낮아 지금껏 결집력과 조직력이 강한 진보진영 후보들이 단일화를 바탕으로 선전했다.

특히 '현직 프리미엄'도 크게 작용해 정책 대결보다는 현직 교육감이 높은 인지도를 앞세워 표를 얻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올해는 판세가 다소 달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7개 시·도 가운데 부산·울산·경남은 격전지로 꼽힌다.

이들 지역은 모두 진보 성향의 현직 교육감이 다시 출사표를 던졌는데 '현직 프리미엄'에도 불구하고 보수 성향 도전자와 일대일로 맞붙어 접전을 펼치고 있다.

부산 지역의 경우 KBS부산, 부산MBC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6∼17일 조사한 결과 현직 김석준 후보 지지율이 21.2%, 하윤수 후보 지지율이 15.4%로 오차 범위(95% 신뢰수준에서 ±3.5%포인트)에 있었다.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울산 역시 국제신문이 리서치뷰에 의뢰해 19∼20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재선에 도전하는 노옥희 후보의 지지율이 41.5%, 김주홍 후보는 40.7%로 엇비슷했다.

같은 여론조사에서 경남의 경우도 3선에 도전하는 박종훈 후보의 지지도가 39.4%, 김상권 후보가 37.5%로 큰 차이가 없었다.

현직 교육감이 출마하지 않은 강원·경기 지역은 오히려 보수 후보들의 우세가 점쳐진다.

진보 성향 민병희 교육감이 3선 연임 제한에 걸려 출마하지 못한 강원에서는 지지도가 가장 높은 신경호·유대균 후보 모두 보수 성향으로 분류된다.

역시 진보 성향 이재정 교육감이 불출마를 선언한 경기는 보수 성향의 임태희 후보와 진보 성향의 성기선 후보가 일대일로 맞붙는 가운데 여론조사에서는 임 후보가 오차범위 안팎에서 다소 앞선 경우가 많았다.

서울의 경우 진보 성향의 조희연 교육감이 3선을 노리는 가운데 사실상 단일화에 실패한 보수 후보들이 각자 유세를 펼치며 조 후보를 쫓는 모양새다.

호남·충청지역은 진보성향 후보들이 안정적인 지지세를 얻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교육계에서는 이번 선거를 통해 '교육정책 지형'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우선 여러 지역에서 보수성향 후보들이 단일화에 성공하며 진보 후보들에게 맞대응한 것이 변화의 원인으로 꼽힌다.

또 혁신적인 교육정책에 대한 학부모들의 기대감이 예전만 못한데다, 코로나19 상황까지 겹치면서 학생 간 학력 격차 이슈가 부각된 점은 현재 보수성향 후보들이 '학력 강화'를 외치며 지지를 호소하는 동력이 되고 있다.

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4년 전과 같은 결과가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라며 "보수 후보들이 17개 시·도 가운데 몇개 지역을 차지하느냐가 현 정부의 교육정책 추진 방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