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도가 하나은행 회장과 직접 통화해 컨소시엄 문제 해결해줬다고 들어"
남욱 "김만배, 상도형이 컨소시엄 무산 막아줬다고 말해"(종합)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와 하나은행이 구성한 대장동 개발 컨소시엄이 깨질 위기에 처하자 곽상도 전 국회의원이 김정태 당시 하나은행 회장에게 직접 전화해 문제를 해결해줬다고 들었다는 남욱 변호사의 법정 증언이 나왔다.

남 변호사는 2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곽 전 의원과 화천대유 대주주이자 머니투데이 기자 출신인 김만배 씨의 공판에서 이같이 증언했다.

남 변호사는 "김만배가 '(호반건설) 김상열 회장이 하나은행 김정태 당시 회장한테 컨소시엄 구성을 제안해서 (화천대유와의) 컨소시엄이 깨질 뻔했는데, 상도 형이 하나은행 회장에게 전화해서 막아주셨다'고 했다"고 말했다.

대장동 개발사업 공모 당시 화천대유 외에도 여러 회사에서 하나은행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하기 위해 '눈독'을 들였는데, 그중 유력한 경쟁자였던 호반건설을 곽 전 의원이 막아줬다는 취지다.

이에 검찰이 '곽 전 의원이 하나은행 회장에게 직접 전화해서 막았다고 들은 게 맞느냐'고 묻자 남 변호사는 "(김씨가) 그렇게 말했다"라면서 "통화를 했다는 취지여서 기억하고 있다"고 재차 답했다.

남 변호사는 당시 하나은행은 호반건설의 주거래 은행이었던데다가 김상열 회장이 예금하고 있던 현금이 6천억 이상 된다고 들었다고도 했다.

하나은행이 화천대유 대신 호반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할 가능성이 작지 않았고,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화천대유에는 중차대한 문제였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내용이다.

남 변호사 증언에 따르면 김씨도 관련 상황을 설명하면서 '큰일 날뻔했다', '곽 전 의원이 그걸 막아주셔서 (우리 컨소시엄이) 선정될 수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남 변호사는 김씨가 곽 전 의원에게 50억원을 전달한 것이 컨소시엄 와해 위기를 무마한 것의 대가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은 없다고 밝혔다.

남 변호사는 김씨가 말한 것은 "남욱이 너 때문에 (곽상도에게) 50억을 줘야 한다", "상도형이 하나은행 회장한테 얘기해서 컨소시엄 깨지는 걸 막아줬다" 이 두 가지가 전부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씨는 곽 전 의원에게 50억원을 지급해야 하는 이유가 남 변호사의 검찰 수사를 막아준 대가라고 설명했지만, 이를 납득할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남 변호사는 실제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 확인해본 적은 없었다면서 김씨와 본인, 정 회계사가 사업 비용을 정산하는 과정에서 서로 쓴 돈을 부풀린 경향이 있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후 2019년 9월 김씨로부터 이 50억원을 곽 전 의원의 아들에게 줬다는 것을 전해들었다고 증언했다.

곽 전 의원은 2015년 화천대유가 하나은행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과정에 도움을 준 대가로 화천대유에 근무한 아들 병채 씨를 통해 퇴직금 등 명목으로 작년 4월 50억원(세금 제외 25억원)을 수수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로 구속기소 됐으나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