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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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하거나 미혼 상태로 혼자 아이를 키우며 사는 한부모 가족 가장의 70% 이상이 전 배우자나 친모·친부로부터 양육비를 전혀 받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가족부는 2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1년 한부모가족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한부모가족지원법에 따라 18세 이하 자녀를 양육하는 한부모가족 가구주 3,300명을 대상으로 면접 조사한 결과다. 2012년부터 3년마다 시행해왔다. 조사에 응한 한부모들의 평균 연령은 43.6세로, 평균 1.5명의 자녀를 키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부모 가족 가운데 엄마와 자녀를 중심으로 구성된 가구가 67.4%로 절반 이상이었다. 아버지 혼자 키우는 '부자가구'가 20.7%, 모자와 조부모 등 다른 세대원이 같이 사는 '모자+기타가구'는 14%, '부자+기타가구'는 11.9%의 비율로 조사됐다.
여성가족부.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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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부모 10명 중 7명 이상이 양육의 어려움을 '양육비·교육비 부담'으로 꼽았다. 이혼한 남편이나 아내 등으로부터 양육비를 받을 수 있는 이들조차 실제 양육비를 받지 못하는 비율이 80.7%에 달했다. 양육비를 한 번도 받지 못한 경우는 72.1%였고 지급이 끊긴 경우는 8.6%에 달했다.

생계를 위해 일을 하는 한부모는 77.7%에 달했다. 이들의 월평균 근로·사업소득은 225만5000원으로 전체 임금근로자의 평균 임금보다 47만 원 정도 적었고, 자녀와 엄마만 사는 모자가구의 월 소득은 188만2000원으로 더 낮았다. 취업한 한부모의 27.9%가 일평균 10시간 이상 근무하고, 정해진 휴일이 없는 경우도 12%였다. 한부모 가족 전체의 월 평균 소득도 245만3000원으로, 3년 전에 비해 25만 원가량 늘었으나, 전체 가구 월평균 소득(416만9,000원)에 비하면 58.8%에 불과했다. 가계 순자산도 1억947만 원으로 전체 가구(4억1452만 원)의 4분의 1 수준이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3년 전에 비해 상용근로자의 비율은 3.2%포인트 낮아진 반면 임시·일용직 근로자 비율은 2.9%포인트 오르는 등 고용안전성이 떨어졌다. 코로나19로 해고·퇴직·폐업을 경험한 비율은 14%였고, 소득이 감소한 경우는 25.4%, 3개월 이상 무급휴가 중인 비율은 2.2%였다.

자녀들과 여가활동도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생을 둔 한부모의 경우 외식은 연 11.1회, 쇼핑은 4.3회, 영화·공연 관람은 1회, 박물관 관람은 0.7회에 그쳤다. 중학생, 고등학생 자녀와의 여가활동은 더 적었다. 한부모 가족 초등학생 자녀의 43.2%가 방과 후 홀로 있었다.

여가부는 한부모들의 양육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저소득 한부모가족의 양육비 지원 확대에 대해 관계부처와 협력하고, 돌봄 관련 지원 확대도 검토할 방침이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