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가스전에 첫 저장, 서해 군산 분지·동해 울릉분지 등 유망
[기후 위기와 해양] (18) 바다 지층 밑에 탄소 저장소 만든다
기후 위기를 막기 위해 화석연료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직접 포집해 저장하는 기술이 주목을 받고 있다.

21일 탄소 포집 저장기술 개발과 상용화를 위한 민관합동 K-CCUS 추진단에 따르면 '탄소 포집·저장 기술(CCS)'은 산업체가 화석연료를 사용하면서 발생시킨 이산화탄소를 포집한 뒤 육상이나 해양의 심부 지층에 저장하는 기술을 말한다.

탄소 포집은 산업체에서 이산화탄소를 포함하는 배기가스를 배출하기 전에 이산화탄소를 분리해 모으는 것이 핵심 기술이다.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방식으로 해당 기술 개발이 이뤄지고 있으며, 공기 중에서 직접 이산화탄소를 직접 포집(DAC)하는 장비도 북미나 유럽 일부 국가에 이미 설치돼 운영되고 있다.

CCS 기술은 기후 위기 시대 유망 기술 중 하나이고 정부도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통해 국내외 지층 속에 최대 6천만t가량의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가두는 방법을 구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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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위기와 해양] (18) 바다 지층 밑에 탄소 저장소 만든다
국내에서는 첫 CCS 사업으로 '동해가스전'을 활용한 탄소 저장을 2025년부터 시작할 계획이다.

울산과 60㎞가량 떨어져 있는 해상에 있는 동해가스전은 1998년 한국석유공사가 시추에 성공한 한국 최초 가스 유전이다.

포집한 이산화탄소는 가스 생산이 종료되어 고갈된 저류층(원유나 천연가스 모여 있는 층)에 주입해 가두게 된다.

가스전 저류층은 시추를 해야 가스가 뽑혀 나올 정도로 누출 경로가 없고 안전하게 탄소를 가둘 수 있는 곳으로 평가받는다.

산업부는 산업단지가 밀집한 동남권(포항, 울산, 부산 등) 지역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해저 배관을 통해 동해가스전으로 보낸 뒤 연간 40만t씩 30년간 총 1천200만t을 저장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바다에는 현재 동해가스전 외에도 탄소 유망 저장소로 평가받는 곳이 여러 곳 있다.

대표적인 유망 저장소 분포 지역은 서해 군산 분지와 동해 울릉분지로서 산업부와 해수부는 지난 10여 년간의 연구 결과를 기초로 두 지역에 각각 5.4억t, 1.93억t 등 총 7.3억t을 저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 두 지역 외에도 남해 대륙붕 현무암대지, 제주동편 저장소와 울릉 분지 사면저장소 등 일부 저장소의 추가 개발 가능성도 있는 상태다.

[기후 위기와 해양] (18) 바다 지층 밑에 탄소 저장소 만든다
저장 전문가들은 기술개발을 통해 탄소 저장효율이 높아지면 국내 대륙붕 저장소에서 모두 2.3억t의 저장이 추가로 가능해 최대 11.6억t까지 저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한다.

현재 미국 에너지부 제시 저장효율은 1.2∼4.1% 수준인데, 국내 저장소 평가에 사용된 저장효율은 약 2.5%여서 효율 향상을 통해 저장량을 증진하면 현재의 평가보다 더 저장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

K-CCUS 추진단은 "국내 대륙붕에 대한 종합적인 탐사와 더불어 해외 저장소를 활용하는 방법을 동시에 추진해 CCS 기술을 활용한 온실가스감축을 더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