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上) 열대어 재테크가 뜬다

재택근무 늘자 '어(魚) 테크' 인기
번식력 강해 수 백만원까지 수익도
5만원 이내 값싼 유지비 장점으로 꼽혀
구피 종류의 열대어인 알비노풀레드가 헤엄치고 있는 모습.

구피 종류의 열대어인 알비노풀레드가 헤엄치고 있는 모습.


지난 19일 점심시간 서울 청계천 주변 식당에서 만난 열대어 전문 유튜버 김모(35)씨는 “오늘도 새벽 5시에 일어나 25개 어항에 사료를 줬다”며 “택배로 보낼 열대어를 2박스에 나눠 포장한 뒤에야 출근할 수 있었다”고 충혈된 두 눈을 비볐다.

본업으로 유통 회사에서 마케팅 업무 담당하는 김씨의 월급은 약 250만원. 김 씨는 "부업으로 얻은 수익까지 합쳐 한 달에 500만원 가까이 번다"고 전했다. 김씨는 “방 한켠을 가득 채우고 있는 어항 탓에 신혼 때 아내와 많이 다투기도 했다”며 “코로나19로 재택근무에 돌입한 뒤 수익이 점점 많아지자 이제는 아내가 어항을 보물단지처럼 여긴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치솟는 물가와 투자심리 위축으로 부업을 찾는 직장인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열대어를 길러 판매하는 이른바 '어(魚) 테크'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일반 직장인들도 열대어 판매 부업으로 적게는 100만원에서 많게는 600만원까지도 벌 수 있다.

열대어 사육업의 구조는 간단하다. 수요가 많은 희귀 열대어를 수입 통관 등 정식 절차를 거쳐 들여온 뒤, 번식시켜 판매하는 방식이다. 수입하는 열대어는 보통 남미나 동남아산으로 100만원대 구피 종류가 많다. 잘 키우면 한달에 1~2번 새끼를 쳐 수 십마리까지 번식 시킬 수 있다.
유튜버 김모씨의 자택 안방 한쪽 벽면이 열대어 어항들로 가득 차있는 모습.

유튜버 김모씨의 자택 안방 한쪽 벽면이 열대어 어항들로 가득 차있는 모습.


고가의 희귀 열대어는 수요가 많아 판매도 어렵지 않다. 전국 각지의 마니아층 사이 상당 규모의 온라인 시장이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10만명이 넘는 회원을 보유한 네이버 카페 ‘홈다리 장터’는 열대어 및 관상용 새우 마니아들의 ‘당근마켓’으로 불린다. 이외에도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과 네이버 밴드, 유튜브 등 다양한 채널에서 온라인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김 씨는 “거래는 99% 택배를 이용한다”며 “요즘에는 직접 택배사에 방문하지 않고 앱으로 방문 수령 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어 포장만 해두고 출근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강아지·고양이와 함께 3대 반려동물로 불리는 관상어 산업 전체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는 추세다. 해양수산부 자료에 따르면 2014년 4100억원 정도였던 관상어 산업 시장 규모는 2020년 들어 4873억원 가량으로 커졌다.
주식보다 훨씬 낫네…"열대어로 한 달에 300만원 벌었다"

저렴한 초기 비용과 유지비도 장점이다. 가정에서 소규모 부업으로 열대어를 양식할 경우 수도, 전기세, 사료값을 포함해도 한달에 5만원 이상 지출이 발생하지 않는다. 초기 투자 비용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50만원이면 충분하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모터로 관리하는 자동 수질 관리 시스템을 설치하는데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2만~3만원대 구피나 안시(청소 물고기) 사육을 시작해 집주변 수족관에 조금씩 팔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주식보다 훨씬 낫네…"열대어로 한 달에 300만원 벌었다"

다만 부지런하지 않거나 소형 어종 대한 경험이 부족한 초기에는 비용만 날리는 경우도 많다. 물도 자주 갈아줘야 하고 여름철에는 수온도 낮춰줘야 하는 등 관리를 소홀히 하면 비싼 희귀 열대어가 금방 폐사하기 때문이다. 김씨는 “수입되는 기간동안 받는 스트레스 탓에 어종에 맞는 환경을 미세하게 조성해야 폐사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김 씨도 전업으로 수족관을 시작할 계획은 접었다. 김 씨는 “전문적으로 사업에 뛰어들 생각도 해봤지만 지금 하는 일에 만족하고 있다”며 “돈을 벌기 위한 목적보다는 물고기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시작해보길 바란다”고 전했다.

세금 문제도 주의해야 한다. 일시적으로 발생한 기타소득금액이 연간 300만 원을 초과할 경우 종합소득세 신고 의무가 있다. 서성혁 세무법인 한백택스 대표 세무사는 “플랫폼이 다양해지면서 n잡 갖는 직장인들이 늘었지만, 종합소득세 신고 의무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사측에 겸업 금지 조항이 있는 경우 별도의 징계사유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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