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장관 취임 일성

"검찰 두려워할 사람은 범죄자뿐"
검수완박 저지 움직임 강화될 듯

서울중앙지검장에 송경호 유력
이르면 18일 일부 검사장 인사
'尹사단' 檢요직 줄줄이 복귀 전망
윤석열 대통령의 한동훈 법무부 장관(사법연수원 27기) 임명과 함께 법무부와 검찰이 본격적으로 새 판 짜기에 들어갔다. 한 장관은 17일 취임 일성으로 “검찰을 두려워할 사람은 범죄자뿐”이라며 “오늘 즉시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을 다시 출범시키겠다”고 선언했다. 조만간 대대적인 인사로 법무부와 검찰의 조직 구성이 확 바뀔 전망이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대응과 이전 정권을 겨냥한 수사에 더욱 힘이 실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동훈 "증권범죄 합동수사단 즉시 부활"

윤석열 사단 복귀 초읽기
한 장관이 이르면 18일 일부 검찰 지휘부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와 검찰의 검사장급 이상 고위 간부 자리는 모두 46석이다. 검찰 안팎에서는 ‘검수완박’ 국면 이후 사직서를 낸 고검장들의 빈 자리를 채우는 승진 인사와 문재인 정부에서 권력을 겨냥한 수사를 벌이다 좌천당한 ‘윤석열 사단’ 검사들의 부상을 예상하는 시각이 많다.

한 장관과 이노공 차관(26기) 인선으로 법무부 기수가 내려가면서 ‘검찰의 꽃’으로 불리는 검사장으로 28∼29기의 젊은 기수가 대거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검찰 ‘빅2’로 불리는 서울중앙지검장과 법무부 검찰국장도 이들 젊은 기수들의 몫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서울중앙지검장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이던 시절 특별수사를 총괄하는 서울중앙지검 3차장을 지내다가 2019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를 지휘한 뒤 좌천됐던 송경호 수원고검 검사(29기)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예산과 인사 권한을 쥔 법무부 검찰국장에는 한 장관이 서울중앙지검 3차장이던 시절 특수1부장으로 호흡을 맞췄던 신자용 서울고검 송무부장(28기)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후속 검사장 인사에서도 28∼29기의 약진이 점쳐진다. 28기 가운데는 이진동 서울고검 감찰부장과 임현 서울고검 형사부장 등 윤 대통령, 한 장관과 인연이 깊은 검사들을 비롯해 한석리 법무연수원 총괄교수, 신응석·홍승욱 서울고검 검사 등이 검사장 물망에 오른다. 29기에서는 권순정 부산지검 서부지청장, 김유철 부산고검 검사, 박세현 부산지검 동부지청장, 송강 청주지검 차장검사, 신봉수 서울고검 검사, 양석조 대전고검 인권보호관, 정영학 울산지검 차장검사, 정진우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 황병주 대검 해외불법재산환수합동조사단장 등이 거론된다. 29기 중 두각을 나타낸다는 평가를 받아온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은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를 받고 재판에 넘겨진 만큼 이번 검사장 승진은 어려워졌다는 게 검찰 내 중론이다.

검찰총장 임명 작업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김오수 총장 사퇴로 불가피해진 업무 공백 최소화를 위해 한 장관은 신임 총장 후보자 추천을 위한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를 조만간 구성할 방침이다. 추천위는 국민 천거 방식으로 총장 후보군을 정한 뒤 적격성을 따져 3명 이상을 법무부 장관에게 추천하고, 장관은 추천 내용을 존중해 이들 3명 중 1명을 총장 후보자로 대통령에게 제청한다. 총장 후보로는 ‘윤석열 라인’은 아니지만, 조직 내 신망이 두터운 김후곤 대구지검장(57·25기)을 비롯해 이두봉 인천지검장(58·25기), 박찬호 광주지검장(56·26기), 이원석 제주지검장(53·27기) 등 ‘윤석열 사단’이 함께 거론된다.
文정부 수사 탄력 받나
수뇌부가 바뀐 법무부는 이전보다 적극적으로 검찰의 목소리를 반영할 전망이다. 일단 검수완박 저지를 위한 움직임이 한층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법조계에선 지난달 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한 국민의힘에 이어 법무부가 검수완박 법안에 대한 헌법 쟁송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권한쟁의심판 청구 자격 여부를 두고 논란이 있는 검찰 대신 법무부가 나서 위헌성을 다툴 가능성이 거론된다. 한 장관은 지명된 이후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검수완박 법안의 문제를 지적해 왔다.

문재인 정부 비리를 겨냥한 수사에 힘이 실릴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경찰은 17일 ‘성남FC 후원금’ 사건과 관련해 성남FC와 두산건설 등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 등 이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은 인물들을 무혐의 처분했지만 올 2월 성남지청의 보완수사 요청으로 다시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최근 산업통상자원부 블랙리스트 사건에 대해서도 압수수색과 관련자 소환 등을 벌이며 진상조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사건과 월성 원자력발전소 경제성 평가조작 사건,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도 수사에 탄력이 붙을 가능성이 높은 사건으로 꼽힌다. 한 검찰 관계자는 “법무부가 상설 특검 카드를 꺼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취임사에서 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보였다. 그는 “서민 다중에게 피해를 주는 범법자들은 지은 죄에 맞는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며 “사회적 강자도 엄정히 수사할 수 있게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한 장관은 또 “서민을 울리는 경제범죄에 발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며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을 다시 출범시키는 것으로 그 첫발을 떼겠다”고 밝혔다.

김진성/최진석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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