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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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받고 싶다"

걸그룹 쥬얼리 출신 조민아가 가정폭력 상황이 의심되는 글을 올려 대중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조민아는 지난 16일 자신의 SNS에 과호흡 증상으로 정신을 잃어 구급대를 불렀던 일이 있다고 밝혔다. 실제 그날 소방 당국에 과호흡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신고가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아들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며 글을 마무리 지었지만, 네티즌들의 시선을 끈 것은 조민아의 댓글이었다.

“아프지 말라”는 친구의 말에 조민아는 "어제도 안방 문고리 발로 차서 부수고 목덜미 잡아서 바닥으로 집어 던져서 나 고꾸라지고. 119 앞에선 심폐소생술 미리 하고 있고 가고 나선 다시 폭언. 하루하루가 지옥 같아 살려줘"라고 댓글을 남겼다. 누가 보아도 조민아가 가정폭력 상황에 놓여있다는 의심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날 출동한 소방 관계자는 "‘여자 과호흡’으로 신고가 들어와서 출동한 사실이 있다"면서 "단순 과호흡 신고였고 현장 처치로 여성이 회복돼 추가 조치는 없었다"고 조선일보에 말했다.

과호흡 증후군은 정신적 불안, 흥분, 긴장 때문에 호흡이 가빠져 체내 이산화탄소가 과하게 배출돼 혈액 속 이산화탄소 농도가 급격히 낮아지면서 발생한다. 호흡곤란, 어지럼증, 두근거림, 가슴 통증을 동반한다.

"보호받고 싶다"는 해시태그와 "살려줘"라는 댓글을 지나칠 수 없는 것은 지난해 접수된 가정폭력 신고는 21만8669건에 달한다는 현실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모든 가정폭력이 처벌로 이어지진 않는다. 현행법상 가정폭력은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으면 정식 수사를 개시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기 때문이다. 2018~2020년에 가정폭력 신고 중 피의자가 검거된 건수는 16.8%~20.8% 수준이었다.

폭력이 반복돼도 마찬가지다. 경찰이 중간에 개입하지 못해 가정폭력이 강력범죄로 커지는 사례는 늘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정폭력 피해자들이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건 가해자의 행위가 잘못되지 않았단 게 아니라 가해자가 처벌받는 게 소득 단절 등 가정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기 때문"이라 말한다.

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가정폭력은 가해자가 피해자와 언제든 맞닥뜨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 폭력 범죄보다 훨씬 심각한 범죄"라며 "피해자가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을 냉각기간을 거치고, '내 삶이 안전하다' '더 이상 가해자가 날 폭행할 수 없다'는 상황 요건에 대한 신뢰를 얻으면 처벌 의사를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에서는 가정폭력방지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을 통해서 가정 내의 폭력을 예방하고 피해자를 보호 지원하고 있다.

가정폭력이라는 것은 가정 구성원 사이에서 발생하는 신체적 정신적 그리고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되는 행위를 의미한다. 가정폭력의 유형에는 폭행, 상해, 상습범, 유기, 협박, 감금 등이 있으며 직접적으로 가하는 것뿐만 아니라 언어적 폭력과 같은 정신적인 폭력도 해당한다.

가정폭력은 재판상 이혼 사유에 해당하기 때문에 재판을 위해서는 증거자료가 필요하다.

가정 내의 폭력은 특성상 증거자료를 남겨놓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기각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받은 폭행이나 부당한 대우에 대해서 증거자료를 필히 남겨둬야 한다. 증거자료에는 폭행당한 부위의 사진이나 진단서, 그리고 상대방의 폭언에 대한 녹음 등이 있으며 증거가 입증된다면 폭력을 행사한 배우자는 친권을 가져갈 수 없기에 자녀도 보호할 수 있다.

이인철 법무법인리 대표변호사는 "배우자의 폭력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은 대개 처음에는 이렇게까지 폭력이 심하지 않았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상당수 가해자는 폭력 행사 후 습관적으로 "모든 걸 반성한다", "앞으로 잘하겠다"면서 피해자를 안심시킨다는 것.

고가의 선물을 사 주며 회유하기도 한다.

그러면 피해자는 순간적인 실수였겠지 앞으로는 괜찮아지겠지 하며 긴장을 풀다가 다시 폭력의 희생자가 된다. 그러면서 폭력에 서서히 길들고 가해자도 피해자도 무뎌지고 익숙해져 폭력이 일상이 되어버리는 악순환이 반복되기도 한다.

이 변호사는 "폭력을 당한 사람은 억울하겠지만 가해자가 발뺌하면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면서 "하늘과 땅이 알아도 판사가 모르면 소용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배우자에게 폭행당한 경우라면 즉시 사진 혹은 동영상을 촬영해 기록을 남기는 것이 좋다"면서 "가까운 병원으로 달려가 진단서를 발급받아 놓도록 하라. 상해진단서를 발급받을 때 그 원인은 있는 그대로 '배우자 폭행'이라고 확실히 명기해야 한다. 미처 준비하지 못한 경우 자녀나 지인의 진술도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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