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핑 메카로 동호인 늘어도 서핑가능 구역은 전체의 20% 미만
동호인·업계 "이용객 비율에 따라 합리적으로 구역 설정해야"
부산 송정해수욕장, 7~8월 해수욕철 서핑존은 '가두리 양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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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핑이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부산 송정해수욕장을 찾는 서퍼들이 해마다 늘고 있지만, 올해 여름도 서핑 구역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나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동호인과 관련 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15일 부산 해운대구에 따르면 오는 16일 구는 해운대구서핑협회, 송정동 주민자치위원회와 간담회를 열어 7~8월 송정해수욕장 서핑 구역을 결정한다.

송정해수욕장은 해수욕장 정식 개장 기간(7~8월) 해수욕객 보호를 위해 서핑 가능 구역을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그간 전체 백사장 1.2㎞ 중 80m 구간만 서핑을 허용하다 서퍼들로부터 '가두리 양식장'이라는 비판을 받자 2020년 서핑 구역을 120m로 다소 늘렸고 지난해에는 군 휴양지로 사용하던 해변 160m를 양보받아 전체 서핑 구역을 240m로 늘었다.

올해도 서핑 구역은 240m를 유지되거나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동호인들은 최근 몇 년간 서핑 가능 구역이 늘었지만, 그 정도로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부산시서핑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송정해수욕장을 이용한 서퍼는 35만명으로 해마다 20%씩 꾸준하게 늘고 있다.

지난해에도 전체 해변(1.2㎞) 중 20% 수준에 불과 240m 서핑 구간으로는 사실상 제대로된 서핑을 즐길 수 없다고 주장한다.

개장 기간 평일이면 1㎞ 가까운 해수욕 구역에는 수 십명 정도만 물놀이를 즐기는 반면, 240m 남짓한 서핑 레저존에는 보드 수백 개가 빼곡히 차 있는 모습이다.

더군다나 송정해수욕장 서핑 구역은 파도가 상대적으로 좋지 않은 해변 우측으로 설정돼 서퍼들의 불만이 높다.

이러한 현실 때문에 송정해수욕장은 제주와 양양과 함께 전국 3대 서핑 명소로 손꼽히지만, 여름철이면 입문자 외에 송정을 찾는 서퍼는 사실상 없는 실정이다.

부산에 사는 서핑 동호인은 "7~8월이면 송정은 밀집도가 너무 높아 부상 위험이 있어 사실상 서핑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동해나 제주도로 간다"며 "송정은 이미 해수욕보다 서핑으로 더 유명한 비치가 된 만큼 서핑 구역도 이용객과 비례해 재설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 송정해수욕장, 7~8월 해수욕철 서핑존은 '가두리 양식장'
해운대구는 해수욕객의 편의를 위해 해수욕 구간을 줄여 서핑 구역을 늘리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개장 기간을 제외하고는 서퍼들이 해변 전 구간을 이용할 수 있고, 여름에는 일반 물놀이객도 많기 때문에 해수욕 구간을 줄여서 서핑 구역을 늘리는 것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시서핑협회 관계자는 "제주도와 양양은 서핑존으로 레저활동을 제한하는 게 아니라 수영존을 지정해 해수욕객 안전을 보호하고 있다"며 "송정도 변화하는 해수욕장 이용 트랜드를 반영해 합리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