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의 5·18 민주화운동 기념단체가 옛 대통령 별장인 청주 청남대 내 대통령 동상 추가 건립을 반대하고 나섰다.

'충북 5·18 민중항쟁 42주년 행사위원회'는 12일 충북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남대에 더는 위압적인 대통령 구리 동상을 세우지 말라"고 강조했다.

충북 5·18 기념단체 "청남대 대통령 동상 추가 반대"
이 단체는 "충북도가 박근혜, 문재인 (전 대통령) 동상 건립을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며 "국정농단 탄핵으로 대통령 예우가 박탈된 박근혜 씨의 동상을 세우겠다는 것은 무슨 도발이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대통령 동상 관련 기준과 원칙 없이 혈세를 낭비하면 안 된다"며 청남대 대통령시설 관련 조례 제정을 촉구했다.

또 전두환 전 대통령 동상이 있던 원래 위치에 이전 경위 설명표지판을 설치할 것과 청남대 반환 20주년 민주화 기념축제 개최 등을 제안했다.

청남대관리사업소는 "대통령 동상 추가 건립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논의된 것이 전혀 없다"며 "향후 동상 제작과 관련해서는 많은 의견을 수렴하는 등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이라는 입장문을 냈다.

이 단체 등은 2020년 "국민 휴양지에 군사 반란자의 동상을 두는 건 부끄러운 일"이라며 전 전 대통령 동상 철거운동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동상 일부가 쇠톱으로 훼손되기도 했다.

충북 5·18 기념단체 "청남대 대통령 동상 추가 반대"
전 전 대통령 동상 철거 논란은 오각정 앞에 세워졌던 동상을 1㎞가량 떨어진 관리사업소 주변으로 옮기고, '신군부 수괴'라는 설명이 붙은 안내 표지판도 별도로 세우면서 일단락됐다.

전두환 정권 시절인 1983년 건설된 청남대는 대통령 전용 별장으로 사용되다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 때 일반에 개방됐고, 관리권이 충북도로 넘어왔다.

이후 도는 청남대 관광 활성화를 위해 초대 이승만 전 대통령부터 이명박 전 대통령에 이르는 전직 대통령 10명의 동상을 세웠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