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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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이 한동훈 딸?… 한국3M’
‘이모가 논문을?… 이모 교수’
‘딸 2만 시간 봉사활동?… 봉사단체가’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응답 중 등장한 장면들이다. 최강욱·김남국‧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실수를 연발했다. 한 후보자에 대한 강도 높은 검증에 나선 의원들이 착오로 인해 긴장감으로 가득했던 청문회장의 힘을 빼는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최 의원은 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한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한 후보자의 딸이 복지관에 노트북을 기부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며 “확인해보니 보육원에 노트북을 기증한 한아무개가 한아무개(한**)로 나오고, 거기에 해당하는 것은 영리법인으로 나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후보자를 향해 “따님의 인터뷰 내용은 ‘사회 공헌 부서에다가 연락했다’는 것인데, 회사 측은 ‘사회 공헌 부서는 없다, 남은 물품을 기증한 것이다’고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한 후보자는 “위원님 아까 한OO이라고 된 건 ‘한국3M’ 같다. 영리 법인이라고 돼 있지 않나. 제 딸 이름이 영리 법인일 순 없다”며 “한국3M 같다. 영수증이 한국3M으로 돼 있으니 다시 확인해 보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김남국 의원의 질의 시간에도 실수가 나왔다. 김 의원은 한 후보자 딸의 논문 작성 의혹에 대해 “(한 후보자의 딸이) ‘이모’와 유산균(연쇄상구균 살리바리우스)을 경구용 의약품으로 넣기 위해 최적화하는 실험 과정을 분석하고 결과를 담고 있는 논문 1저자로 썼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한 후보자가 “제 딸이요?”라고 되묻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김 의원은 “2021년 논문을 말한 것”이라고 하자, 한 후보자는 “챙겨보는 아빠가 아니라 모르는데 이모와 같이 논문을 썼다는 얘기는 처음 들어본다. 이모랑 했다는 걸 (무엇인지) 좀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이는 김 의원이 ‘이 모 교수’를 ‘한 후보자의 이모’라고 말한 것이다. 한 후보자는 혼잣말로 “내 딸이 이모가 있었어?”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 의원이 질의한 논문은 한 후보자의 처가 쪽 조카가 외숙모인 이모 교수와 쓴 것을 한 후보자의 딸이 이모와 쓴 것이라고 잘못 질의한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도 발언이 끝난 후 “이모가 썼다는 논문은 같이 쓴 게 아닌 것으로”라며 잘못 이야기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에 한 후보자는 “아닌거죠?”라며 되묻기도 했다.

김영배 의원도 해프닝에 동참했다. 그는 후보자 딸의 봉사활동과 관련해 “따님이 여러 군데에서 수상하면서 2만 시간이 넘는 봉사활동 했다고 돼 있다. 2만 시간이면 하루에 10시간 잡고 2000일 아니냐. 5년이 넘는다. 5년간 매일 간 봉사해야 하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자료 제출에 응하지 않았다”고 호통을 쳤다.

이 때 한 후보자는 김 의원이 띄워놓은 화면을 응시하다 “본인이 아니고 ‘her organization(단체)’이라고 돼 있지 않느냐. 단체가 했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인이 아닌 봉사단체의 구성원들이 모두 합쳐 2만 시간의 봉사활동을 했다는 뜻이다. 김 의원은 한 후보자의 말에 “organization 자료를 내라고 한 것”이라며 자료 제출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 장면을 지켜본 네티즌들은 “이러니 개콘이 망했지”, “개콘보다 웃기다”라는 댓글을 달았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날 한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두고 민주당을 향해 “청문회가 아니라 개그 콘테스트를 보는 듯”이라며 “처럼회(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 이참에 극단을 차려 대학로로 진출해 보심이”라고 비꼬았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