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서 당당했지만 뒤에서 우는 날 연속"

발언하는 하리수 / 사진=연합뉴스
28일 국회도서관 강당에서는 차별금지법제정연대(차제연) 주최로 비상시국선언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하리수는 대한민국 최초 트랜스젠더 연예인 자격으로 참여해 함께 입법 촉구에 나섰다.
성별과 장애 유무, 성적 지향, 학력 등을 이유로 한 모든 차별을 금지하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2007년 처음 발의된 뒤 시민사회에서 꾸준히 입법을 요구해왔지만, 보수 종교계가 반대한다는 이유 등으로 번번이 좌절된 바 있다.
하 씨는 "앞에선 당당했고 유쾌한 삶을 살았지만, 뒤에선 우는 날도 많았고, 나로 인해 가족들이 상처받고 모든 것이 비수로 돌아왔을 때 집에 가서 입을 열지 않았다"며 "방송에서 비치는 나와 평소의 나는 굉장히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차별금지법 제정에 노력했던) 고 노회찬 의원님과 뜻이 맞아 그분을 지지하고 기리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여러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사회적으로 모범이 되는 연예인이 되겠다는 게 여러분을 도울 수 있는 길이 아닐까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하 씨는 어제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며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과의 면담을 요청하기도 했다.
하 씨는 면담 요청서를 통해 "성 소수자는 오랜 세월 부당한 차별을 전면에서 마주해왔고, 평등법 제정에 반대하는 혐오 세력의 주된 공격 대상이기도 하다"며 "차별받아 마땅한 존재는 어디에도 없다"고 호소했다.
이번 시국선언에는 하 씨를 비롯해 곽노현 전 서울시 교육감,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최영애 전 국가인권위원장 등 사회 각계 인사 801명이 참여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