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소비재 수출기업 409곳 조사…"친환경 대응 전략 세워야"
수출기업 51.3% "친환경 트렌드가 수출·매출에도 영향"
기후 변화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소비자들의 친환경 의식이 높아지면서 기업 수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25일 발표한 '친환경 소비시대, 부상하는 그린슈머를 공략하라!' 제목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월 국내 소비재 수출기업 409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51.3%는 친환경 트렌드가 수출과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답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친환경 제품 수요가 높아졌다고 답한 기업이 52.1%에 달해 코로나19 사태가 소비자의 친환경 의식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이러한 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최근 글로벌 소비재 시장은 '그린슈머'가 주도한다고 진단했다.

그린슈머는 친환경(Green)과 소비자(Consumer)를 뜻하는 영어단어의 합성어다.

지난해 조사에서 글로벌 소비자 중 53%가 그린슈머에 해당하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조사 때보다 약 20%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소비재 시장을 공략하는 데 있어 친환경 대응 전략 수립은 이제 필수가 됐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보고서는 또 서유럽, 동유럽, 아시아·태평양, 오세아니아, 북미, 남미 등 6개 지역의 친환경 소비시장을 시장 성숙도, 소비자 영향력, 기업 인식, 정책 환경 등 4개 부문별로 분석한 결과 서유럽이 가장 유망한 시장 환경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어 오세아니아, 북미, 아시아·태평양, 남미, 동유럽 순이었다고 전했다.

구매력, 구매의향, 제품 수, 친환경 정책 등 8개 세부 지표별로 들여다봤을 때 친환경 제품 수의 면에서는 서유럽이 120만여개로 가장 많았으나 시장 성장률은 오세아니아가 10.1%로 가장 높았다.

오세아니아 소비자는 친환경 제품 구매 의사 비중(33.6%)과 구매력(4만6천567 달러)이 높아 소비자 영향력이 큰 것으로 파악됐다.

보고서는 기업들이 글로벌 소비재 시장을 공략하려면 사전에 친환경 대응 전략을 철저히 세워야 한다면서 아울러 세부 지표별로 지역의 유망 정도가 다르다는 점 등을 고려해 해외 진출 시 자사의 제품에 가장 적합한 유망 시장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친환경에 민감한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특징을 파악한 맞춤형 제품 개발과 함께 생산에서 유통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서 친환경 요소를 적용해야 한다면서 그린슈머와의 소통, 친환경 인증 취득, 친환경 위장(그린워싱) 방지 등의 전략을 빠르고 지속적으로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임지훈 무역협회 연구원은 "그린슈머 세대가 친환경 제품을 선호하는 이유는 자신들의 가치를 충족시켜준다는 만족감 때문"이라며 "우리 수출기업의 적극적인 친환경 제품개발과 대응이 필요하다.

정부와 지원기관에서도 금융·기술·마케팅 지원뿐 아니라 친환경 산업 통계 구축, 해외 상호인증협정 활성화, 해외인증 획득 지원 등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