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밀·팥 재배에 찐빵 만들기 체험장 운영까지…농업회사도 설립
"농장을 발달장애인·치매 어르신 등 치유 공간으로 가꾸고 싶어"
[귀농귀촌] ③ 생산·가공·체험을 한 곳에서…청년농업인 김민혜 씨
"2019년 수미마을 청년 장기 귀농교육에 참여한 게 발판이 돼 이듬해 청년 창업농에 선발됐습니다.

이를 계기로 우리밀이라는 건강한 작물을 만나 1천 평 농지에서 농사를 시작했고 현재 3천500평으로 확대해 재배하고 있습니다.

생산, 가공, 체험을 아우르는 6차산업으로 농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힘쓰자 지역 농가에서 우리밀에 대한 관심이 커졌습니다.

2가구에 불과하던 우리밀 농가가 현재 6가구로 늘었고 앞으로 우리밀 작물반도 만들어 판매와 홍보에 힘쓸 생각입니다.

"
연합뉴스와 농협중앙회가 22일부터 사흘간 일정으로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공동개최 중인 2022 귀농귀촌 청년창업 박람회에서 '청년농업인대상'을 받은 경기도 양평군 수미찐빵 김민혜(41) 대표는 23일 올해 청년 농부 3년 차인 자신의 귀농생활을 이렇게 소개했다.

서울에서 태어난 김 씨는 초등학교 3학년 때 귀농한 부모를 따라 양평으로 내려왔다.

이후 대학에 진학하면서 서울 생활을 시작했고, 2년 넘게 다니던 유통 판매 분야 직장을 그만둔 뒤 2007년 양평으로 돌아와 2013년까지 6년여 동안 자원봉사센터에서 교육 코디네이터로 일했다.

2013년 결혼한 뒤 본격적인 청년 농업인의 길로 뛰어들었다.

12개월에 걸친 청년 장기 귀농교육(2019∼2020년)과 18개월에 걸친 친환경 농업대학 농산가공과 창업 과정(2020∼2021년)을 이수하면서 청년 농업인의 역량을 키웠다.

이 과정에서 제과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최근엔 농업대학 동기 4명과 함께 농업회사 법인 사업자 등록도 마쳤다.

김 씨는 우리밀 재배와 가공, 체험을 한 곳에서 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을 자신의 귀농생활 컨셉트로 삼았다.

[귀농귀촌] ③ 생산·가공·체험을 한 곳에서…청년농업인 김민혜 씨
"우리밀은 가을에 심어 놓으면 크게 손 가는 것이 없어 여름에 수확하면 돼요.

직접 농사지은 건강한 우리밀을 생산해 찐빵 체험을 진행하고 가공식품까지 생산하면 충분히 비전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
임차한 농지 500평에 2019년 처음 우리밀을 심었다.

하지만 초보 농사꾼에게 농사는 쉽지 않았다.

"파종 전에 거름을 너무 많이 주고, 물은 너무 적게 줬는지 잘 크지 않고 많이 시들어 죽었어요.

수확량이 20%도 안 나와 자급도 못 할 정도였으니까요.

"
이런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자신감을 얻은 그는 현재 팥 농사도 짓고 있다.

지난해엔 우리밀 농사 2천500평, 팥 농사 500평, 찐빵 만들기 체험장 60평 등으로 영농 규모를 늘렸고, 코로나19 사태로 체험 농장 운영이 여의치 않은데도 3천5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오는 5월에는 농장 인근 부지 580평에 밀 가공시설을 세워 재배, 생산, 가공, 체험을 아우르는 6차산업 인증을 받을 예정이다.

온라인 판매를 위해 무농약 인증 심사도 신청해 둔 상태다.

농업대학 동기들과 창업한 농업회사 점포도 열고 우리밀, 쌀 등 제철 농산물을 팔아 추가 소득을 올릴 계획이다.

김 씨는 "최종 목표는 체험공간을 넘어 사회적으로 소외된 발달장애인과 치매 노인, 지치고 힘든 사람들이 마음을 회복할 수 있는 치유의 공간으로 농장을 가꾸고 싶다"고 말했다.

[귀농귀촌] ③ 생산·가공·체험을 한 곳에서…청년농업인 김민혜 씨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