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영어 키즈카페인 ‘크레빌’ 경영진이 소비자에게 ‘임시휴업 조치에 들어가겠다’는 안내 문자만 보낸 뒤 종적을 감췄다. 전국 11곳의 지점을 둔 이 회사가 수억원 규모로 추정되는 선납금을 회원에게 되돌려주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연락을 끊은 것이다. 수백만원을 선결제한 소비자는 “돈을 날리는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크레빌 대표 한모씨는 21일 회원을 대상으로 문자를 전송해 “작년 말부터 악화된 경영난으로 부득이하게 4월 21일부터 약 3주간 임시 휴업 조치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갑작스럽게 좋지 못한 소식으로 안내드리는 점 진심으로 죄송하며, 문제를 해결해 이른 시일 내에 다시 찾아 뵐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크레빌은 선결제로 일정 시간 이용 권한을 획득한 후 시간을 차감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키즈카페다. 2016년 설립됐고 직원 수는 100여 명이다. 서울 용산센터, 경기 판교센터 등 전국 주요 지역에 총 11곳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피해 규모는 수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크레빌 경영진의 잠적이 알려진 이날 카카오톡 오픈카톡방 ‘크레빌 경영 악화로 휴업 통보 후 잠수타서 열받은 부모들’에는 450여 명이 참여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들은 평균적으로 약 100만원 수준의 환불을 요청하고 있다.

피해자들은 구체적인 피해 규모를 취합해 소송에 나설 계획이다. 피해자들은 네이버 카페 ‘크레빌피해자모임’에 게시판을 따로 만들어 피해액을 추산하고 있다. 한 이용자는 게시판에 “지난해 12월에 평촌 롯데백화점에서 300만원을 결제했다”며 “34시간을 이용해 86시간이 남았고 216만원을 환불받아야 한다”고 글을 올렸다.

구민기 기자 k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