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 날' 총리상 이정남 센터장
이정남 가천대 길병원 권역외상센터장 "중증 외상환자 치료, 장기적 정책지원 절실"

“짧은 시간 국내 외상센터에 많은 발전이 있었지만 이 길을 가려는 젊은 의사를 찾는 게 갈수록 어렵습니다. 필수 의료 분야에 대한 적극적 지원이 필요합니다.”

이정남 가천대 길병원 권역외상센터장(사진)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센터장은 올해 ‘보건의 날’ 국무총리상을 받았다. 2013년부터 길병원 권역외상센터장으로 활약하면서 인천지역 예방 가능한 사망률을 낮춘 데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수상 소감을 묻는 말에 이 센터장은 함께한 팀원들에게 공을 돌렸다. 그는 “100여 명의 외상팀이 환자를 살리려는 한마음으로 노력했다”며 “개인에 대한 상이라기보다 외상센터 모든 구성원의 노력에 대한 치하”라고 했다.

길병원은 2012년 11월 국내 최초로 인천에 권역외상센터를 열었다. 2014년 보건복지부 지정 기관으로 선정된 뒤 8년간 24시간 365일 중증 외상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외과 전문의 11명을 포함해 흉부외과 신경외과 정형외과 마취통증의학과 응급의학과 영상의학과 의료진이 외상 환자를 돌본다. 외상 전담 간호사도 환자 치료에 헌신하고 있다.

매년 길병원 응급실을 찾는 외상 환자는 2만5000명을 넘는다. 권역외상센터 환자는 이들 중 3000명이며 중증 외상 환자는 600명 정도다. 지난해 예방 가능한 사망률은 6.6%였다. 이 센터장은 “선진국과 비교할 때 떨어지지 않는 수치”라면서도 “아직 개선해야 할 부분이 더 많다”고 했다.

길병원은 올해로 11년째 ‘하늘 위 응급실’로 불리는 닥터헬기를 운항하고 있다. 매년 200여 명의 환자가 닥터헬기를 이용한다. 중증 외상 환자가 있는 곳으로 외상 전문의가 직접 출동하는 닥터카도 가동한다. 인천시의 지원을 받아 2019년부터 시작했는데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 벤치마킹할 만큼 성공 사례로 꼽힌다.

이 센터장은 중증 외상환자의 골든타임을 사수하기 위해 복지부 지원을 받아 지역외상체계 구축 연구를 하고 있다. 그는 “현장에서 적합한 기관에 이송하는 게 중요한데 119 구급대는 힘들고 응급의료기관도 바쁘다 보니 이상적 시스템을 구현하기 어렵다”고 했다. 권역별 의료자원을 실시간 파악해 치료 가능한 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게 과제다.

권역외상센터 출범 후 국내 중증 외상 치료 수준은 크게 올라갔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이 센터장은 “다발성 외상환자는 생명에 관한 급한 치료부터 해야 하지만 여전히 응급의료센터에서 주된 진료과나 입원과를 정하기 어려운 때가 많다”고 했다. 응급 현장 전문가가 주도권을 갖고 치료 계획을 짜야 한다는 이야기다.

장기적 정책 지원도 필요하다. 이 센터장은 “공공사업에 선정될 땐 많은 지원을 받지만 그만큼 제약이 있어 수익을 내기 어렵다”며 “의료 장비도 처음엔 지원을 받지만 이후엔 알아서 바꿔야 해 부담이 점점 커진다”고 털어놨다. 그는 또 “코로나19 이후 다른 기관에서 외상 환자를 진료하지 않으려고 해 외상센터의 부담이 커졌다”며 “자칫 급한 외상 환자 진료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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