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 /사진=연합뉴스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 /사진=연합뉴스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가 그룹 아이콘 전 멤버 비아이의 마약 혐의 수사를 무마하기 위해 공익신고자 A씨에게 "너 하나 죽이는 건 일도 아니다"라고 협박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1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조병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협박등) 등 혐의로 기소된 양 전 대표 등에 대한 3차 공판 기일을 진행했다.

양 전 대표는 2016년 가수 연습생 출신 A씨가 마약 혐의로 체포돼 경찰 수사를 받으면서 비아이의 마약 구매 혐의를 경찰에 진술하자 수사를 막으려 회유·협박한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보복협박)를 받는다.

당시 A씨는 마약투약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던 중 비아이의 마약투약 의혹에 대해 진술했다가 번복했다. 이후 A씨는 2019년 6월 국민권익위원회를 통해 YG로부터 외압을 받아 입장을 바꾼 것이었다고 신고했다.

비아이는 2016년 4월 A씨를 통해 LSD, 대마초 등의 마약을 구매하고 이 가운데 일부를 여러 차례 흡입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9월 1심에서 징역 3년의 집행유예 4년 등을 선고받았다.

이날 공판에서 검찰이 "양현석 피고인이 증인에게 '나는 진술조서를 다 볼 수 있는 사람이다', '너는 연예계에 있을텐데 너 하나 죽이는 건 일도 아니다', '진술을 번복하면 사례비를 주고 변호사도 선임해주겠다' 등의 말을 한 게 사실이냐"고 묻자 A씨는 "네"라고 답했다.

A씨는 당시를 떠올리며 "여기서 이 사람 말을 안 들으면 죽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무서워서 양 전 대표 얼굴을 거의 대면하지 못했다"며 "편한 사이였는데 돌변하니까 더 무서웠다. 내가 알던 사람이 아닌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양 전 대표 측은 A씨를 만난 점을 인정하면서도 거짓 진술을 종용하거나 협박하지 않았다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한편 이날 양 전 대표는 '노마스크'로 법정에 출석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법원 앞 차에서 내린 그는 검은 정장 차림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였다. 마스크를 낀 현장 경호 인력들 사이에서 홀로 '노마스크'로 모습을 드러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됐지만, 마스크 착용 의무는 유지되고 있기에 그의 당당한 마스크 미착용이 황당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앞서 양 전 대표는 지난 10일 개최된 YG 신인 그룹 트레저의 단독 콘서트 현장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로 공연을 관람해 방역 수칙 위반 논란에 휩싸였던 바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