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법 적용' 2조원 이상 상장사는 82%가 여성 사외이사 선임
자산 2조원 미만 상장사 10곳 중 9곳, 여성 사외이사 '0명'
자산 2조원 미만의 국내 상장사 10곳 중 9곳에는 여성 사외이사가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사외이사가 있는 국내 상장사 2천212곳(코스피·코스닥)을 조사한 결과 자산총액 2조원 미만 기업이 2천40곳, 자산총액 2조원 이상 기업이 172곳이었다.

자산총액 2조원 미만 기업 중 여성 사외이사가 단 한 명이라도 있는 기업은 8.2%(168곳)에 불과했고, 나머지 91.8%(1천872곳)는 사외이사 전원이 남성으로 구성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에서는 이 비율이 반대였다.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에서 여성 사외이사가 1명 이상인 곳은 82.6%(142곳)였고, 사외이사 전원이 남성으로 구성된 기업은 17.4%(30곳)에 불과했다.

이 같은 차이는 여성 사외이사 선임을 의무화한 개정 자본시장법 적용 대상 여부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 사외이사는 그간 남성이 대부분이었는데 개정 자본시장법은 자산총액이 2조원 이상인 상장사의 이사회를 특정 성(性)이 독식하지 않도록 규정했다.

이 규정은 올해 8월부터 적용된다.

개정 자본시장법 시행을 앞두고 규제 적용 대상인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들이 여성 사외이사 선임에 비교적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이 같은 차이를 만든 것이다.

한편 조사 대상 상장사 2천212곳의 전체 사외이사 수는 총 4천641명이었다.

여성 사외이사는 350명(7.5%), 남성은 4천291명(92.5%)이었다.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들은 개정 자본시장법 시행을 앞두고 올해 정기 주주총회 등을 통해 총 172명의 신규 사외이사를 선임했고, 신규 이사 중 68명(39.5%)이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여성 사외이사 비율은 작년 말 13.3%에서 최근 20.9%로 7.6%포인트(p) 상승했다.

반면 자산 2조원 미만 상장사들은 올해 891명의 사외이사를 신규로 선임했고, 이중 여성 비율은 4.8%(63명)에 그쳤다.

이들 기업의 여성 사외이사 비율은 지난해 말 4.0%보다 0.8%p 높은 4.8% 수준이었다.

코스피 상장사의 여성 사외이사 비율은 10.9%로, 코스닥 상장사(4.5%)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이는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 대부분이 코스피에 집중돼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코스피 상장사의 업종별 여성 사외이사 비율은 금융업이 16.7%로 가장 높았고, 이어 전기·전자(14.0%), 유통(13.9%), 서비스(13.5%), 기타(12.1%), 화학(11.1%) 등의 순이었다.

국내 상장사 사외이사 평균 연령은 59.1세로 남성이 평균 59.5세, 여성이 53.3세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