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은 헬기 비행 3천155시간 교관 자격 베테랑… "책임감 강한 동료"
"결혼 앞둔 아들인데…" 헬기 추락 순직 해경 가족·동료 침통
"아들이 내년 결혼을 앞두고 있었는데…꿈이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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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마라도 남서방 해역에서 추락한 해경 헬기에 탑승했다가 순직한 전탐사 황모(27) 경장은 아버지는 8일 부산 남해해양경찰청에 마련된 유족·실종자 가족 대기실에서 "사고가 아직 실감 나지 않는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황씨는 "오늘 새벽 잠에서 깨 항공대에서 전화를 받았을 때 사고를 직감했다"며 "지금도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다.

꿈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해군 부사관 출신인 황 경장은 2019년 해경에 임용돼 전탐사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황씨는 "아들이 평소에 누군가를 구조하는 임무를 맡는 것에 자부심이 굉장히 강했다"며 "국가에 봉사하는 마음과 함께 본인이 원하는 직업을 가져 항상 뿌듯하게 생각하고 있었고, 헬기를 타는 일이다 보니 항상 조심하라고 당부했었다"고 안타까워 했다.

그는 "아들이 오래 만난 여자친구와 내년에 결혼을 앞두고 있었다"며 "본격적으로 결혼 준비 이야기가 오가고 있었는데…"라며 말을 끝까지 이어가지 못했다.

이날 아침 이른 시간부터 남해해경청에 마련된 유족·실종자 대기실에 모인 가족들은 오열했다.

울음소리가 해경청 복도까지 울러 펴졌다.

헬기에 탑승했던 기장 최모(47) 경감과 부기장 정모(51) 경위는 남해해경청 내부에서도 베테랑 조종사로 꼽혔다.

남해해경청에 따르면 최 경감은 헬기 비행시간이 3천155시간에 달하며 사고 헬기인 S-92도 328시간 비행했다.

한 기종을 200시간 이상 비행하면 해당 기종 교관 자격이 주어진다.

부기장 정 경위도 헬기 누적 비행시간이 3천38시간에 달할 정도로 경험 많고 유능한 조종사로 인정받았다.

남해해경청 한 동료는 "두 사람 모두 평소 굉장히 성실한데다 책임감이 강해 맡겨진 임무는 무엇이든 완수해내려고 노력했다"며 "하루아침에 훌륭한 동료를 잃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합뉴스